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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노트/콩콩이 이야기

백일이 다가오는 어느날

by letter79 2013. 4. 12.

다음주 화요일이 100일인 지훈이와 나는 오늘 나들이를 하기로 한날이다. 교회 순원들과 우리집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사는 수진이네 집에서 놀기로 했다. 지난 번에 한번 이 모임이 있었는데 무척 재미있었다. 그래서 나는 또 모인다고 하는 이야기가 나온 월요일 부터 너무나 기대하고 있었다.  비슷한 시기를 지내고 있는 갇혀사는 육아 동지들! 그리고 또래의 아가들! 그냥 그 이유하나만으로도 마음이 나누어지는 사람들이다.

지훈이만 남자아이고 오늘 모인 아가 세명은 여자아이들이었다. 도구의 여왕이라고 불릴만한 각종 도구를 가지고 있고 수집하고 있는 수진이는 나보다 훨씬 육아에 필요한 도구들을 많이 알고 있었다. 그녀는 남자여자 이란성쌍둥이의 엄마인데 저기 저 사진에 머리에 꽃 단 아가의 엄마이다. 무척이나 쾌활하고 명랑하며 아이를 대범하게 키우는 그녀에게서 나는 또 배워간다.

너무 노심초사하지 않고 충분히 여유로운 마음으로 아이를 바라보고 있는 점이 배울만한 점이다. 저기 조금 큰 아기는 종희인데 종희 엄마도 나에게 배울점을 항상 안겨준다. 육아가 얼마나 정성스러우며  행복한 일인지 알려주는 사람이다. 육아를 '기쁨과 감동, 감사의 세계로의 입문'이라고 축하해준 그녀에게서 나의 육아 공포는 조금 사그라져가고 있는 중이다.

항상 지훈이를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긴장하면서 조금더 먹이고 조금더 재우려고 혹시 지훈이에게 너무 스트레스를 준것은 아닐까 반성하는 밤이다. 내가 가진 욕심으로 또 짜여진 틀안에서 지훈이를 가두고 거기에 따라와 주지 않는 지훈이에게 융통성 없는 엄마로 다가간 것 같아서 미안한 마음이 가득이다. 나는 책에서 본 육아. 그리고 글로본 육아를 아가에게 실험한 적이 참 많이있다. 왜냐하면 처음이니까 겁이 나서 도대체 공부하지 않고서는 안되겠어서이다. 공부하고 그대로 적용하고 하면 될 줄 알았던 육아는 내 예상을 벗어나고 있다.

아가는 파블로프의 개 실험에 나오는 조건반사에 반응하는 개가 아니다. 아가는 그냥 아가이다. 오늘도 자라고 있고 지금도 자라고 있는 아가는, 조금 있으면 백일이 다가오는 아가는 오늘 그 집에서 내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생각을 정리하는 사이 자그마치 두시간이나 다른 방에서 자는 신공을 보여주었고(항상 집에서는 30분이상 자는것이 소원이었는데) 한번에 120cc 나먹어주는 신공도 보여주어서 내 육아스트레스가 뻥인것으로 오해받기 까지 했다.

지훈이에게 조금덜 집중하고 조금더 한발짝 뒤어서 그냥 두면서 그를 바라보고 내 목표와 내 틀안에서 그가 들어오지 않을 때 왜 그럴까 물어보는 시간으 가져야 겠다. 우격다짐 육아는 지훈이에게도 스트레스이지만 나에게도 그럴것이니까....

처음해보는 엄마의 역할은 쉽지 않지만 부딪혀보고 곁눈질해가면서 점점 적응해가는 중이다. 그러는 어느날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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