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학년 아들이 1학기 사회 진도를 근현대사를 마치고 정치를 배우고 있다. 그러니 올 초부터 벌어지는 이 일들이 교과서와 얼마나 거리가 멀고도 가까운지를 실감한다. 좌파 엄마를 만나서 자주는 아니었지만 탄핵 집회 두번을 한번은 유모차에서 한번은 아스팔트위에서 잠을 자기도 했다. 그와 나누는 뉴스 이야기는 정말 참담하다. 설명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난감할 때가 많은데 일단 혐오와 배제의 단어를 절대 쓰지 않고 최대한 팩트만 말해주고 싶다.
옆동에 사시는 친정아빠와는 정치 이야기를 나누지 않은지 꽤 시간이 되었다. 갈등없는 관계를 위해 모든 주제는 내가 피하고 있는데 친정아빠는 태극기 집회도 나가신적이 있다고 전해들었다. 슬픔이 몰려온다. 아빠랑 똑닮아 생긴것도 성격도 판박이인 아빠바라기였던 나는 아빠랑 많이 멀어졌다.
아들은 울분에 찬 목소리로 최근에 말했다. "어른들은 부끄러움도 없나봐.. 아이들한테 부끄럽지도 않은가봐.. 나는 정말 부끄러워 어른들이!"
어떤 부류의 어른들을 말하는지 그런 얘기는 여기 쓰긴 싫다. 하지만 확실한건 우리는 지금 많이 부끄러운 역사를 지나가고 있다. 어제는 '삼권분립' 그 단어 앞에서 부끄러운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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