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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영화, 음악 이야기

받아들여지고 알려지며 이해받는 기쁨(영혼의 해부학 서문 및 1장 서평)

by letter79 2023. 2. 7.
영혼의 해부학 서문 및 1장 서평


저자가 어머니와 임종 전 깊이 나눈 대화를 통해서 놀라운 일이 일어난 것을 읽으면서 떠오른 경험이 있다. 나는 남편이랑 거의 소통이 되지 않은 상태가 좀 오래 갔었다. 기본적으로 소통을 할 줄 모르고 연결에 대한 갈망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사람이랑 결혼한 내 허벅지를 찔러가며 외로운 결혼 생활을 유지해갔었다. 경제적인 큰 일이 있고 나서 나는 이 사람의 어머니와 이 이야기를 정말 솔직하게 나누었었다. 약 두 시간 정도 논길을 걸으면서 남편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솔직하게 남편에 대한 부정적 감정을 알리는 것은 처음이었다. 처음에는 외로움으로 시작한 감정이 점점 서운함과 우울감으로 결국 분노로 변하는 과정을 모두 자세하게 설명했다. 나는 이렇게 알려짐을 통해 무언가 해결하고 싶었던 것 같다. 도대체 이 사람을 키운 엄마라는 사람은 어떻게 이 사람을 바라보는지 궁금했다. 분명히 잘 알고 있을텐데 하면서 이야기를 했다. 나는 그 분노를 엄마에게라도 알리고 싶었다.
지금도 생각나는 그 순간은 평생 기억 속에 남는다. 나의 모든 감정을 듣더니 시어머니는 이렇게 말했다. 거의 울먹이듯이 내가 잘못 키웠다. 미안하다. 내가 그 마음을 알아.. 그 사람 아빠가 그래. 나는 얼마나 니가 외로웠는지 잘안다.” 로 시작한 이야기였다. 시아버지는 남편과 복제인간처럼 같은 사람인데 심지어 시대도 남성중심적인 시대를 살아가며 더욱 이기적이고 소통 불가로 살아오신 분이었다. 시어머니는 여러 가지 에피소드들을 40대 워킹맘 입장에서 털어놓기 시작했는데 나는 들으면서 깊이 연결됨을 느꼈다. 몇 번은 깊이 듣다가 다리에 힘이 빠지기도 했다. 너무 깊은 슬픔과 외로움에 빠진 나와 나이가 비슷한 여성에게 느껴지는 연대감과 동질감을 느꼈다. 정말 그 때는 그녀는 시어머니라고 느껴지지 않았다. 눈물이 터져나왔고 서로 미안하다고 했다. 책에서 무언가를 저자가 느끼고 신체적으로도 어떤 변화를 느낄수가 있었다고 하는데 아마 힘이 풀리는 것 같은 느낌이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남편과 어머니에 대한 새로운 관점과 함께 어쩌면 내 생각만큼 남편의 탓이 아닐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남편에게 느끼는 내 부정적 감정이 내 생각만큼 내 잘못은 아닐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우리가 느낀 감정은 찐이었다. 나는 깊이 그렇게 믿고 있다.


 20페이지 하단 부에 이런 문장이 있다. “나는 우리가 서로 받아들여지고 알려지며 이해받는 만큼만 풍성하고, 기쁘며, 평화로운 삶을 누리리라고 믿는다라는 문장이 무엇인지 약간 알 것도 같았다. 받아들여지고 알려지며 이해받는 만큼 내가 우리 시어머니와 관계에서 누린 감정은 정말 기쁨이었다. 서문 마지막 문장이 말하는 것처럼 [우리는 기쁨을 누리기 위해 창조되었다]고 나는 믿는다. 우리는 알려질 때만 우리는 사랑의 전달경로가 되는 위치에 서게 된다는 문장, 우리는 사랑의 주고 받음을 알려짐의 과정에서 가장 강력하게 경험한다는 문장 이 좋다. 꽤나 있어보이는 단어로 [대인관계신경생물학]이라는 단어로 말하고 있는 그 단어의 힘을 나는 그 대화 속에서 살짝 맛본 것 같다고 느낀다. 하지만 내가 어떤 것을 논리적으로 입증할 수 있기에 그것을 안다고 알고 있을 때, 신뢰로부터는 멀어진다는 말도 알 것 같다. 하나님을 믿고 관계 맺기를 바라고 있지만 신뢰하지 못하는 상태인 지금의 나의 상태가 애매하지만 그래도 나는 이 책에서 뭔가 희망을 찾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