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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영화, 음악 이야기

바람쐬고 오면 괜찮아질거야

by letter79 2023. 4. 25.

제시카버크하트 외 지음/ 임소연 옮김/ 더퀘스트,2019 http://aladin.kr/p/rMoGq

 

바람 쐬고 오면 괜찮아질 거야

베스트셀러를 쓰고 문학상을 받은 작가 31인의 마음의 병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작가들은 일상을 방해하고 때로는 자신을 죽음으로까지 내몰았던 머릿속 괴물 이야기를 각자의 경험을 바탕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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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유명작가들이 경험한 우울, 공황, 불안 이야기

이 책을 집어둔 이유는 누군가가 추천한 포스팅을 보기도 해서 였지만 하루 종일은 아니지만 매우 빈번하게 만나는 학교에서 멘탈 약자들을 돕기 위해서이기도 하고 나를 돕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정신건강에 대해 정신과 의사들이 쓴 글 보다 더욱 실제적이고 피부에 와 닿고 환자 입장에서 쓴 글이라 훨씬 도움이 되는 책일 거라고 생각한다.  항우울제와 항불안제를 처방받아서 먹어본 그 때의 나를 떠올렸고 이제는 정상이라고 착각하고 살면서 그놈의 정상멘탈에 집착하는 나를 떠올렸다. 참 좋은 책이다.

우리는 여전히 정상은 아니겠지만 적어도 혼자는 아니다

 

p.105 우리는 모두 자기 자신에게 친절해지는 법을 배워야 한다. 머릿속 말도 안되는 생각, 나를 기만하는 생각, 숨이 막힐듯 나를 억누르는 생각과 싸우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리고 꾸준히 연습해야 한다. 왜냐하면 안타깝게도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연습이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뇌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되, 말이 안되는 말을 할 때는 뇌와 맞서 싸울줄도 알아야한다. 나는 매일 매일 하는 일이고 지금은 거의 자동적으로 실천하는 일이다. 나는 내 감정에 주의를 기울이고, 감정이 변하는게 느껴지면 무엇 때문에 풍향이 바뀌었는지 머릿속 생각을 거꾸로 추적해나간다. 그리고 원인을 제공한 그 생각을 머릿속에서 꺼내어 밝은 빛 아래 가져가 자세히 들여다본다. 

나는 자기낙인을 믿기보다 솔직한 편을 택했다고 설명할 거야. 지금까지 내가 살아온 삶이 나를 나쁜 교수나 무능한 작가, 무능한 개인으로 만들지는 않았어. 다른 사람들처럼 나라는 존재는 내가 겪은 경험의 총합 그 이상이니까. 그 경험들은 내가 만들어낸 산물일 뿐이야. 앞으로도 소통과 확증, 희망을 찾고 있는 독자들과 내 경험담을 공유할 기회가 생긴다면 나는 주저하지 않고 그렇게 할 거야.

내 머릿속과 하는 말싸움은 늘 그렇듯 시간을 들여 싸울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다.
p.185 나는 영원히 나아지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에 울면서 평생 정상인처럼 살수는 없을 것 같아 무섭다고 말했다. 그러자 엄마는 이렇게 대답했다. "정상?글쎄........" 엄마는 고개를 갸웃하더니 다정한 미소를 지었다. 어쩌면 찡그린 표정이었을 수도 있다.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는다. "넌 평생 한번도 정상이었던 적이 없었는데, 왜 이제와서 정상이 되려고해?"
"아니 정말로, 그리고 정상이란데 대체 뭔데? 정상이 대체 무슨 의미야?" "하지만 난 정상이 되고 싶어!"
"아니 대관절 뭐 때문에 지루하기만 한 정상이 되려고 하는 거야?" 엄마가 말을 이었다. "넌 정상보다 특별해"
당신도 당신의 이상함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라. 당신이 별난 사람이란 것을 말해주는 당신만의 깃발을 마음껏 나부껴라. 당신이 어떤 정신질환을 겪고 있든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살아라. 정상이 되고 싶어할 이유가 어디있는가?
우리는 모두 정상보다 특별하다.
p.239 네가 늘 근심하고, 겁 많고, 세상 모든 것에 지나치게 걱정하며 극도로 긴장한 상태로 사는 사람이 아니라면 도대체 너는 누구란 말이니? 이제 내가 누구인지 말해 주겠다. 나는 엄마이자, 작가이고, 달리기를 즐기는 사람이다...... 하지만 불안은 내가 아니다. 그리고 당신의 불안도 당신이 아니다. (중략) 우리는 한낱 인간일 뿐이다. 인생은 밀물과 썰물이 오가는 바다 같아서 살다 보면 좋을 때와 나쁠 때, 성할 때와 쇠할 때가 반복된다. 하지만 매일 새로운 하루를 맞으며 우리는 자신을 다스리는 힘을 다시 다잡아야 한다. 뼛속 깊은 곳까지 숨어있는 어둠을 꺼내 손바닥 위에 얹은 뒤 눈을 감고 있는 힘껏 불어보라. 모든 게 날아가서 가벼운 공기와 이제까지 당신이 놓쳐온 평온, 평화만 남을 때까지. 그리고 당신 자신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이제까지 당신이 만들어온 아름다움을 즐겨라. 앞으로도 불안은 덮칠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며 숨어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사실을 아는 것 만으로도 불안에게 빼았겼던 힘의 상당부분을 되찾은 것이나 다름없다. 나를 죽이는 혹은 나를 죽일 것과 내가 실수한 일, 내게 상처를 입힐 일, 나를 무섭게 만들일, 나를 괴롭힐 일, 나를 불편하게 만들 일에 대한 생각을 멈추고, 두려움이나 부끄러움 없이 있는 모습 그대로 인생을 사는데 집중할 수 있다. 
p.315 회복은 힘들고 번거로운 과정이다. 회복탄력성이 필요한 동시에 조금만 잘못해도 모든 게 엉망진창이 될 정도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회복에 바닥이란 없다. 중독과 회복에 공통점이 있다면, 둘 다 바닥이 안보이는 끝없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회복은 형언할 수 없이 아름다운 과정이라는 점에서 완전히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