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 영화, 음악 이야기

우종학(2015).[무신론기자, 크리스천 과학자에게 따지다].IVP

by letter79 2019. 8. 22.

"하나님의 창조 안에 진화가 들어 있다"

"신앙과 과학에 얽힌 해묵은 편견을 벗겨 내고, 기존 창조과학의 과학적, 신학적 한계를 극복할 성경적으로 균형잡힌 창조과학 입문서! "

이 책은 자연과학 서적이다. 이런 장르 책에 관심이 그다지 있지 않은 나로선 이 책을 읽게된 계기는 이 책의 저자와 페친인데 그곳에서 나누는 이야기의 흐름들을 이해하고 싶어져서 였다.

나는 초등학교 언젠가 부터 교회를 우연히 가게되었고 중학교 부터 내 신앙을 가지기 시작한 모태신앙 아닌 진또배기 내발 신앙이다. 내발로 교회를 갔고 그래서 인지 신앙은 자연스러운것이 아닌 질문과 회의를 거듭 거듭해서 도달하게 된 결과였다. 중학교 때 나는 선생님에게 신의 존재에 대해 자주 회의하고 질문했던 기억이 난다. 그 떄 만난 그 대학생 선생님은 내 자세에 대해 당황해하거나 불편해하지 않으셨다. 질문에 대한 답은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질문에 대한 태도는 기억이 난다. 회의하고 질문하는 사람은 더욱 신앙이 깊어지는 거라고 칭찬해주셨다. 늘 질문이 많은 사람인 나는 자연 스럽게 문과 보다 이과적인 학문에 더욱 구미가 당겨졌었고 수학은 못했지만 의약학계열로 내 전공을 정하게 되었고 간호학을 선택했다.

이 책은 나에게 중학교 때 한참 교회 갈때마다 궁금했고 한참 하나님이 진짜 계시는지에 대해 궁금해하던 그 시절의 나로 다시 돌아가게 만들었다. 그 시절 나는 중고등부 수련회에서 창조과학 특강을 듣게 되었는데 작은 유인물을 나누어 주셨는데 정독했던 기억이 난다. 노아의 홍수, 그리고 천지 창조 이런것들이 과학적으로 밝혀져 가는 과정을 이야기해주셨고 진화론에 속고 있는 우리에 대해 우려를 해주셨던 그 강사님이 기억이 난다. 창조과학으로 창조론을 검증해가는 과정들을 들으면서 엄청 놀랐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이 책은 그 이론이 과학적으로 이제는 인정받지 못하는 이론이라는 이야기에 다시 한번 놀라게 되었다.

책의 진도는 그러나 쉽게 나가지는 않았다. 스토리가 있는 이야기도 아니고 짱구를 바짝 굴려야하는 논리를 따라가면서 읽어야 하는 책이었다. 하지만 결코 일반인이 읽기에 어려운 책은 아니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누군가와 이야기를 하고 싶어졌다. 읽은 부분을 정리하고 싶었는데 그 욕구를 채우기 위해 나는 아학팟의 북잡담회 팟캐스트를 찾아 들었다. 우종학 교수님을 직접 모시고 진행한 잡담회가 팟캐스트 제목에 올라와 있던것이 얼핏 기억이 나서 들어보니 이 책을 가지고 잡담회를 한 것이었다. 책도 재미있었지만 책에서 약간 이해가 가지 않았던 것을 저자가 직접 이야기하는 북잡담회를 패널들 목소리로 들으니 훨씬 책을 다시 읽는 기분이 들고 정리가 잘 되었다.

처음에 저자는 왜 나는 이 책을 쓰게 되었는지 밝힌다. 모든 책은 직업이 작가가 아닌 이상 뭔가 의도가 있기 마련인데 그걸 아예 밝히고 시작하는게 시원스러웠다. 작가가 본업이 아닌 과학자라 책을 쓰게 된 절절한 사연 그것들로 이 책이 시작된다.

1부에서는 과학 전반과 신앙에 대해 이야기 한다. 2부에서는 창조과학, 진화이론, 지적설계 등을 하나하나 소개 한다.  개정판에서 추가된 10장과 11장은 다시 읽어보고 정리를 해볼 필요가 있었다. 추가된 10장에서는 창세기 1장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 지에 대해 다루었는데 창세기 1장은 육하원칙에 의거해 창조의 연대나 순서를 읽어내는 시도를 하면 안되는 부분이라는게 기억이 남는다. 고대 근동 지방의 상식과 우주관을 반영하여 물질적인 창조가 아닌 기능적인 창조로 읽어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천지 만물에 하나하나 기능을 부여해서 인간이 살 수 있도록 준비하는 과정을 기술하고 혼란 상태가 끝나고 준비된 하나님 나라를 다스리기 시작하는 안정된 상태를 7일로 본다.

인류의 기원에 대해서 개정판에 서술한 10장 후반부분도 재미있었다. 인간은 동물과 과연 다른다라는 질문에 인간이 특별한 이유는 창조된 방법이 특별해서가 아니라 하나님이 특별한 존재로 대우하셨기 때문(인간과 신의 언약 관계)이다. 진화를 통해 아담을 창조했고 그 아담을 선택해서 진정한 의미의 인간(신적 인간)이 되게 했다. 이 부분을 마치고 무신론 박기자가 내리는 결론의 문장이 마음에 남는다. '과학이 신앙과 대립되는 것이 아니라면 굳이 신앙을 버릴 이유를 없을 수도 있겠구나' "하늘이 하나님의 영광을 선포하고 창공은 주님의 솜씨를 알립니다- 시편 19:1"

------------아래는 10장 후반부 발췌---------

138억년전에 대폭발로 발생한 우주는 멋있게 변해왔다. 중력은 균일했던 아기 우주를 성장시켜 거미줄처럼 엮인 거시 구조로 바꾸어 놓았고, 오색찬란한 은하들이 병합되고 자라는 과정에서 수많이 별들이 피고 졌다. 별은 내부의 핵융합반응을 통해 탄소나 산소와 같은 새로운 원소를 만들었다가 죽음을 맞이하며 우주 공간에 다양한 원소들을 뿌렸다. 이 원소들은 다음 세대에 태어난 별과 행성의 원료가 되었고, 지구상에 살고 있는 모든 생물을 구성하는 탄소 원자 하나하나가 바로 이름 모를 별들의 내부에서 만들어졌다. 과학은 은하와 별과 행성의 생성과 소멸을 담은 장구한 우주 진화의 역사를 우리에게 흥미롭게 들려 준다. (우주진화는 창조의 과정이다 p.243)

하나님은 원래 창조 세계에 부여하셨던 자연법칙을 따라 자연적인 방식을 따라 자연적인 방식을 통해 섬과 별과 생명을 비롯한 다양한 창조 세계의 구성물을 창조하고 계신다. 그리고 우리는 과학을 통해서 창조의 과정들을 하나씩 이해하고 있다. 기적이 아닌 과학이 밝혀낸 인과관계라고 해서 하나님의 창조가 아니라고 할 수는 없다. ..... 하나님은 자연법칙을 통해서 창조하실수도 있고 기적이라는 방법으로 창조하실 수도 있는 전능한 분이다.

진화는 하나님이 다양한 생물 종을 창조한 방식이고 진화 이론은 그 창조의 방법을 밝힌 것이기에 진화 이론에 대한 근거 없는 폄하나 무조건적인 수용은 둘다 옳은 태도가 아니다. 진화 현상에 대해서는 수용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진화주의는 진화 이론에 대한 무신론적 세계관임)

책을 덮으면서 다양한 생각이 오간다. 책의 표현에 의하자면 출생의 비밀을 알고 나서 충격에 빠지는 일과 비슷하다고나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