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년별테마체험학습으로 대학로 뮤지컬 '어서오세요, 휴남동서점입니다'를 보고 왔다. 인솔차원에서 가는거라 큰 기대 없었다가 생각보다 집중하면서 관람했다. 원작 소설을 읽고 싶어졌다. 서점 대표 영주, 바리스타 민준, 단골 손님 정서, 블로거이자 작가 승우, 로스팅 업체 대표 지미, 사는 게 재미없는 고등학생 민철이 등장 인물이다.
등장인물 하나하나는 뭔가 결핍이 있는 사람들인데 휴남동 서점이라는 공간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준다. 그 내용이 글로 읽으면 더 좋을 거 같아서 책도 읽어봐야겠다. 원작이 책이라서 그런지 명문들이 주는 문어체적인 요소가 있긴 했다. 그렇게 거슬릴 정도는 아니었다.
극중에서 가장 감정이입을 하면서 보았던 등장 인물은 서점 주인 영주다. '싫어요'라고 하는 연습을 하는 장면이나 글쓰기로 나를 표현하는 즐거움을 발견하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나를 표현하는 글쓰기를 함께 하고 있는 여말몸글 동지들이 같이 보면 정말 좋을 것 같은 극이었다. 글에 내가 묻어나는 것이 어떤 건지 알것도 같았는데 그 부분이 극에 잘 표현되어있었고 승우는 그걸 잘 캐치해주는 사람이었다.
기억에 남는 장면 중에 하나는 10대로 등장하는 민철에게 작가 승우가 던지는 말들이다. 승우는 꿈이라는 것 거창하게 생각하지 말고 일단 행동해보고 덤벼보자는 얘기를 하는데 그 장면이 왜 인지 기억에 많이 남는다. 뭔가 주춤 주춤 지금 내가 고민하고 있는 지점 같아서기도 하다.
위트와 음악적 요소도 꽤 괜찮았던 뮤지컬이었다. 특히 아이들이랑 보니 방청알바처럼 얼마나 리액션이 크고 과장되면서 즐거웠는지 그것을 보는 것도 관전포인트였다. 마치고 나서는 '명륜건강원'이라는 곳에서 병아리콩 카레를 맛있게 먹었다.
비가 많이 오는 날이었다. 예쁜 카페에서 비냄새도 맡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헤어졌다. 감사한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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