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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영화, 음악 이야기

교회를 찾아서

by letter79 2023. 5.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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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를 찾아서

비아 에세이. 저자는 바닥까지 내려간 자신의 신앙, 교회에 대한 회의의 정체를 되돌아보면서 자신을 아프게 했던 교회의 폐쇄적인 모습, 그 보다 더 많은 사람에게 상처를 준 교회, 그리스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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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첼헬드에반스 저자의 책을 저자가 책을 쓴 순서대로 읽고 책나눔을 하고 있다. 레이첼 읽기 모임이다. 이 책은 네번째 책이다. 

추천사를 쓴 이가 말했다.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교회와 나 자신을 용서하고 하느님과 다시 사랑에 빠지도록 도와주었다고 말한다. 참고로 계속 하느님이라는 단어가 나오니 그것에 익숙해지는 것도 방법이다. 이 책은 성공회 계열의 출판사에서 나왔고 그래서 여기서 말하는 교회는 내가 생각하는 교회보다 스펙트럼이 넓다. 이 책은 7부로 구성이 되어 있으며 각 섹션은 모두 [성사 또는 성례전] 이라고 번역되는 눈에 보이지 않는 하느님의 은혜가 눈에 보이는 방법으로 전달되는, 쉽게 말해서 하느님의 은혜를 받는 기독교의 예식을 중심으로 기술하고 있다. 세례, 고해성사(고백), 성품(안수), 성찬, 입교(견진), 도유(기름부음), 결혼 으로 이루어지는 성사의 예식들 속의 진정한 의미를 생각하면서 에세이 형식으로 기술한 책이다.

예수님은 변변찮고 실수투성이인 사람들을 통해 당신을 알리는 특이한 습관을 갖고 계시다. 내가 하느님의 사랑을 받는 자녀임을 처음 말해준 사람들, 나를 그리스도인이라고 처음 불러준 사람들 또한 변변찮고 실수투성이인 사람들이었다. 49p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은 내 일이 아니야. 내가 할 일은 그들을 그저 사랑하는 것 뿐이야" 65p 브라이언의 말
"하지만 저는 세례가 당신을 향한, 신앙이라는 긴 여정의 시작임을 깨달았습니다. 중간이나 끝이 아니라 시작 말입니다. 세례를 받기 위해서는 완전무결해야하는 건 아닙니다. 하느님께서 내려주시는 은총의 손길을 붙잡는 것으로 족합니다. 그분의 은총은 충분하고도 넘칩니다."76p  앤드루의 말
우리는 하느님처럼 될 수 없다. 그래서 하느님께서 우리와 같은 인간이 되셨다. 그분은 우리처럼 되셔서 우리에게 죽이는 법 대신 살리는 법을, 파괴하는 법 대신 고치는 법을 , 미움 대신 사랑을, 무언가를 '좀 더' 원하기보다는 있는 그대로 살아가는 법을 보여주셨다. 우리가 그분을 십자가에 못 박았을 때 그분은 우리를 용서하셨다. 우리가 그분을 땅에 묻었을 때, 그분은 다시 일어나셨다.89p
어느 누구도 신앙을 잃고 슬픔에 잠겨 있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가르쳐주지 않았다. 그것은 언제나 자신이 해결해야할 몫으로 남았다. 93p
저녁 모임을 통해 우리 부부는 삶에서 가장 중요하고 소중한 관계를 맺게 되었다. 우리는 형식적인 이야기와 신학적인 견해를 넘어서서 자신의 거친, 있는 그대로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들을 수 있는 친구들을 만났다. 우리는 가장 깊은 곳에 숨겨두었던 두려움과 의심을 고백했다..... 이 모든 것을 통해 친교와 고백이 이루어졌다. 자그마한 우리 집은 함께 모임으로써 대성당보다 더 큰 곳이 되었다. 그렇게 우리는 교회가 되었다. 모임 구성원들은 각자가 가진 질문과 의심을 두려움이 아닌 공감으로 대했다. 누구도 다른 사람을 교정하려 하지 않았기에 무언가를 이해하거나 승인할 필요도 없었다. 우리는 그저 서로의 말에 귀 기울였다. 성스러운 시간이었다. 104P
그레이스바이블 교회를 떠나면서 적지 않은 실수를 했지만 그 중에서 가장 큰 실수는 아무런 말없이 죠용히 교회를 빠져나가려 했다는 점이다. 훗날 목회자 친구들은 그렇게 나가는 것은 전화와 문자에 아무런 응답도 하지 않고 잠수를 타는 것으로 이별을 통보하는 연인과 다르지 않다고 말해주었다.113P
나를 사랑하고 내게 너그러웠던 교회를 떠난 이유는 더는 내가 믿을 수 없는 것을 믿는 척하기 싫었기 때문이다. 115P
교회는 가장 행복한 장소가 아니라 가장 솔직한 장소여야 한다. -윌터 브르그먼 116p
하지만 우리는 교회에서 가장 좋은 모습만 보여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종의 영적 인스타그램으로 여기는 것이다. 
어쩌면 교회는 사람들 각자가 지닌 못된 습관, 그리고 이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자신의 죄를 서로 고백할 때까지는 온전한 교회가 되지 못한다고 할 수도 있다. 174p
버지니아주 10대 청소년들은 내가 필요하지 않았다. 오히려 내게 그들이 필요했다. 223p
은총은 누군가 자신이 그런대로 잘 살고 있다는 확신이 사라지고 무너질 때까지는 퍼져나갈 수 없다. 229p
'성령이 당신 안에서 살아 숨쉬고 있다면 어느 곳이든 성소가 될 수 있어요. 다만 필요한 것은 귀를 기울이는 것이에요. 우리는 성령께 주의를 기울여야 해요.'
신앙이 일종의 여정이라는 말은 식상한 표현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비유는 여전히 유효하다. 성경은 언제나 하느님과 동행하는 이들에 관해 이야기한다. 하느님과 함께하는 신앙이라는 여정은 앞을 예측할 수 없고 계속 진행 중인 사건이다. 어쩌면 우리는 이생에서는 종착지에 도착했다는 고백을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나는 내가 가야하는 길을 하느님께서 전부 정해놓으셨는지, 아니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처럼 매번 발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길이 바뀌는지, 아니면 백지상태로 있는지 알지 못한다. 모든 것을 새롭게 하시는 하느님께서 주관하시는 한, 이 여정은 단 한순간도 헛되지 않다.278p
교회는 삶을 단번에 확 바꿀 수 있는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는다. 대신 교회가 주는 것은 죽음과 부활이다. 교회는 혼란스럽고, 불편하고, 녹록지 않은, 평생 이어지는 치유와 화해의 활동을 보여준다. 교회는 하느님의 은총을 보여준다. 교회가 이 외에 다른 것을 내놓는다면 그것은 독기름이다. 인터뷰에서 브레네 브라운은 말했다.
"저는 마취주사를 맞는 다는 느낌으로 갔어요. 교회에 가면 고통이 사그러들 거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교회는 마취주사가 아니에요. 교회는 산모와 같아요. 저는 신앙을 갖게 되면 신앙이 제 고통과 불편함을 다 가져갈 거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주님은 이렇게 말씀하시더군요. "내가 너와 함께 있을게" 316p

읽고 책나눔을 했는데 교회의 역사를 한번 짚어보고 기억하고 나누는 시간을 가졌었다. 나는 내 발로 찾아간 교회에서 무지 하게 많은 사랑을 받았고 성장하였으며 청년시절에는 큰 상처도 받았다. 내 진로도 교회에서 결정이 되었고 직장도 관계가 있었다. 다 교회였다. 자기 소개서에 교회를 빼면 설명이 안되는 부분이 있을 정도니까 말이다. 그런 나에게 교회를 떠나고 싶어지는 시기가 있었고 지금도 가끔 그렇다. 그런 나에게 레이첼은 고맙게도 혼자가 아니라고 해줘서 고마왔다. 많이 고민했던 그 장소인 교회.. 교회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책이었다. 아직 완벽히 정리된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