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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좋은교사35

3년 만에 축제 이번주에는 축제를 했었다. 2019년 이후로 3년만에 처음하는 축제이고 지금 3학년은 처음이자 마지막 축제이다. 3년 전 학교와 지금은 어머어마한 변화를 겪었다. 실시간 온라인 수업을 했고 전화번호를 몰라도 대면이 아닌 비대면으로도 충분히 연결될 수 있는 그런 도구들이 생겼다. 블렌디드 환경이 가져다 주는 힘은 대단했다. 수업도 학생 지도도 엄청난 지각변동이 있었다. 코로나를 겪어 낸 시간 동안 살을 부대끼고 끼를 방출해내는 그런 무대가 무척이나 고팠던 아이들이 있었다. 그 이글이글 타오르는 동력들이 느껴지는 시간이었다고나 할까? 시키지 않아도 뭔갈 같이 만들어 내고 싶어했고 무대에서 보여주고 싶어했다. 물론 축제와 무대를 즐기지 못하는 성향의 아이들은 그대로 있다. 하지만 이 전보다 더 많은 아이들이 .. 2022. 12. 25.
22.5.19. 동료와의 갈등 그 이후 체육대회날이다. 계주하다가 넘어져서 좀 심한 찰과상 환자가 생겼다. 그럼 그 아이곁으로 우르르 사람들이 몰린다. 아이가 많이 아파했나보다. 동료 교사가 보건부스에 있는 나에게 뛰어왔다. 저기 아이가 다쳤다고.. 나는 '의식있는 찰과상환자인데 나더러 거길 가라는 건가? 어차피 걸어서 여기 보건부스에 드레싱할 것이 있는데 내가 거길 가서 뭘 어쩌라는건가?'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이가 이쪽으로 와야 한다'고 말했더니 대뜸 소리를 지르는 것이다. "아니 우리가 가야죠!" 엥 너무 당황스럽다. 갑자기 너무 화가 치밀었다. 소리지른 선생님 어깨를 꽉 잡고 " 선생님 아이가 의식이 있잖아요 그리고 이렇게 화내지 말아요. 여기에 드레싱할 것도 다 있는데요" 그렇게 말하면서 열은 받았지만 환자가 있는 쪽으로 걸어가기.. 2022. 5. 19.
3년만의 체육대회... 동료와 갈등 오늘은 체육대회였다. 나는 체육대회가 3년만에 열려서 참으로 감사한 일이고 기다렸던 일상이긴 했지만 막상 오늘 아침엔 좀 버겁긴 했다. 정말 환자가 많기 때문이고 언제 어떻게 사고가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하루를 그냥 손가는데로 적어본다. - 엄청나게 큰 스피커로 학교 운동장을 가득 채운 빠른 댄스음악 - 학교 운동장의 모래 가득한 바람 - 학급티를 맞춰 입은 아이들이 내 뿜는 방방 뛰는 기이한 분위기 - 부정적으로 보자면 약간 조증환자 같기도 하고 긍정적으로 보자면 한없이 싱그러운 젊음 한없이 업된 분위기에 또 몸이 따라주지 못해 아픈 아이들이 있다. 예를들면 행사에 꼭 초대되는 각종 공연(난타, 태권도, 방송댄스)에 참여하는 아이들과 학급 대표 계주 선수들이 너무 긴장한 나머지 몸이 아파버리는 것.. 2022. 5. 12.
어미닭 이라니.... 어미 닭이라니...(2002.3.28) J 강사 : "니가 많이 힘들었나보다. 지난주에도 계속 왔는데 내가 몰라봐서 미안하네?" 와 맨날 와서 머리 아프다고 하는 S양에게 나는 한번도 저렇게 말해 본 적 없다. 갑자기 그녀는 체온 측정 후 울기 시작한다. 울음이 멈추지 않는다. 참고로 S는 작년부터 나이롱 환자로 끊임없이 뭔가 건수를 만들어 보건실을 내려오고 수업을 안들으려고 하며 집에 가고 싶어한다. 작년엔 자가격리를 연달아 3번이나 당했을 때 내가 안쓰럽다고 했더니 자기는 좋다고 했던 기억이 났다. 난 걔가 문을 열고 들어오는 순간 '아 재 또왔네' 그런 생각이 본능적으로 든단 말이다. 어쩜 그러실 수 있는지... 나이 지긋하신 퇴직 보건 선생님이신 J강사님은 학교 퇴직하고 요양원 원장님으로 계시다가.. 2022. 3.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