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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영화, 음악 이야기

한웅재 김도현의 ‘그 해 겨울’

by letter79 2024. 1. 29.

한웅재님은 내 영혼의 깊은 밤의 시절 매일 나와 함께 해준 길벗이시다. 내 영혼의 깊은 밤을 지내던 그 시기 나는 걸었다. 한웅재를 들으면서 계속 걸었다. 한웅재의 가사가 나에게 말을 많이 걸어주었고 나는 하나님이랑은 대화를 하기가 어려웠지만 그 가사랑은 질문도 해가면서 잠깐 멈칫도 해가면서 걸었던 내 걷기 배경음악이었다.
 
걷기 배경음악은 늘 한웅재였으나 잘 질리지 않았다. 물론 많이 쳐지고 주변에서는 그 맥아리 없는 음악을 계속 듣는다는 얘기는 종종 들었다. 가사도 아름 다웠는데 글과 음악을 함께 만드는 사람인지라 음악도 찰떡처럼 하나가 된 느낌이었다. 그래서 한웅재가 좋았다.

 

김도현님은 대학교 시절에 공연에서 만나고 호감을 가진 뮤지션이다. 공연 중 기억남는 에피소드가 하나있는데 소극장에서의 공연에서 어떤 아장아장 아가가 도현님이 노래부르면서 건반을 치는데 그 건반까지 나가서 윗건반을 샤샥 만졌다. 건반을 샤샥 반지만서 나오는 그 소리에 맞춰 편곡을 하면서 그 노래를 아가를 바라보면서 웃으면서 노래를 계속 이어가는데 오... 저 행동은 천재에게서 나오는 행동이다 싶었다.
그의 음악도 역시 가사와 음악이 어느 것 하나 뒤쳐지지 않고 깊고 심오하다.
 
둘이 콜라보로 이번에 공연을 하는데 얼리버드로 예매를 했다. 혹시 즐겁게 함께 볼 공연짝궁이 있는가 두리번 거렸고 결국은 늘 그렇듯 남편과 같이 보려는가 했다.  그런데 교회 친한 가족들이 이 공연 보는 것에 관심을 보였고 여자 셋만 공연을 보고 남편 셋과 아이들은 한 집에 모여 놀고 있기로 했다. 
 
이번 공연의 관전 포인트는 첫번째 시설~
일단 등받이까지 완벽한 좋은 공연장에 음향 시설도 굳... 작년 1월에 한웅재님이 코로나 마치자마자 했던 그 공연은 자리와 음향이 크게 좋지 않았다. 물론 공연은 더할나위없이 좋았지만 앞에서 두번째 줄에서 가까이 봐서 좋았지만.. 좌석이 불편했다. 이번 공연은 좌석이 편안하고 집중도 잘 되었다.
 
두번째 관전포인트는 콜라보!
콜라보가 완벽했다. 물론 한웅재님 쪽으로 약간 더 기운 느낌도 있었지만 그건 아마 도현님이 피아노에 앉아서 옆모습을 주로 보여주고 주 진행이 한웅재님이라서 더 그럴수도 있다. 그 정도면 나쁘지 않았다. 두분이 같은 주제로 노래한 것을 서로 노래하기도 하고 서로의 노래를 서로가 불러주기도 하는 장면은 연합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순간이었다.
 
세번째 관전포인트는 중년?
20여년간 쭉 싱어송라이터로 살아오신 두분은 대중음악이 아닌 CCM계에서 쉽지 않은 외로운길을 계속 가셨다. 한우물을 쭈욱 팠기도 했거니와 실력와 영성의 깊이가 남다른 두 사람은 이제 중년이다. 김도현님은 다초점렌즈가 필요한 나이로 들어섰다. 나도 중년이라 느낌 알 것 같았다. 공감하면서 '인생' 에 대한 노래를 두 아티스트가 해석한 것을 들으면서 나도 생각에 잠긴다. 하숙생 대중가요 가사를 알듯 한 나이가 벌써 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