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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좋은교사

어미닭 이라니....

by letter79 2022. 3. 28.

어미 닭이라니...(2002.3.28)

J 강사 : "니가 많이 힘들었나보다. 지난주에도 계속 왔는데 내가 몰라봐서 미안하네?"

 

와 맨날 와서 머리 아프다고 하는 S양에게 나는 한번도 저렇게 말해 본 적 없다. 갑자기 그녀는 체온 측정 후 울기 시작한다. 울음이 멈추지 않는다. 참고로 S는 작년부터 나이롱 환자로 끊임없이 뭔가 건수를 만들어 보건실을 내려오고 수업을 안들으려고 하며 집에 가고 싶어한다. 작년엔 자가격리를 연달아 3번이나 당했을 때 내가 안쓰럽다고 했더니 자기는 좋다고 했던 기억이 났다. 난 걔가 문을 열고 들어오는 순간 '아 재 또왔네' 그런 생각이 본능적으로 든단 말이다. 어쩜 그러실 수 있는지... 나이 지긋하신 퇴직 보건 선생님이신 J강사님은 학교 퇴직하고 요양원 원장님으로 계시다가 치매 환자 보호자 상담을 가끔씩 하고 계신다. 그래서 상담을 잘 하시는 건지 묻자 청소년 상담은 자기 분야는 아니라고 하시면서 절레절레 손을 흔드신다.

 

"아니에요..내가 할 수 있는 건 어미 닭처럼 품어주는 것 밖에 없어요."

 

아 이 분은 내 안에 사랑 없음을 불쌍히 여기시는 하나님이 보내주신 천사가 아닌가….. 말이 많으셔서 좀 버거울 때도 있지만 어미 닭 얘기는 찐 감동이다. 월수금 오전에 잠깐 오시니 나보단 아이들을 여유롭게 보시는 것 같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