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요즘 매일 짧게 라도 쓰는 챌린지를 하는데 글감을 생각하면서 하루를 지내는 것도 재미있는 것 같다. 문단을 좀 나누어서 조금더 짧게 쓰는 등의 가독성을 고려하는 노력도 원래는 안하려고 했다. 배설용 글이지 읽히고 싶은 글은 아니었으니까. 하지만 오늘은 가독성도 고려해보려고 한다. 아들의 썸녀 관련한 이야기를 쓰고 싶었는데 어제 써도 좋다는 허락을 당사자에게 득하였다.
하루 중에 제일 웃긴 장면을 떠올리면서 글을 쓰려고 한다. 이번주에 있었던 일이다. 아들은 요즘 핑크빛 모드로 학교를 재미있게 다니고 있다. 사귀는 것도 아니고 고백을 제대로 받아내거나 자기가 고백을 한건 아니다. 이것이야말로 모두가 정의하는 썸이다. 간단하게 정리하면 최근 한달사이 연애편지는 아니지만 같은 반 여자친구 A양 에게 편지와 선물을 받았고 이후 그 A양이 함께 알고 지내는 동아리 선배 B양에게 우리아들을 좋아한다고 고민을 털어놓은 모양이다.
이 사실은 일파만파 학급과 그 밖으로 전해졌고 대놓고 고백은 안했지만 아들더러 고백을 하라는 약간의 가스라이팅 같은 메세지가 A양과 B양 및 그 외 다른 여자친구들에게 있었던 에피소드가 있었다. 5학년 지금 초등 학교는 서로 사귀고 고백하고를 시작하거나 시작하고 싶은 특히 여자 아이들이 많다. 아직 남자아이들은 덜컸다. 덜큰 아이를 좋아하느라 고생이 많은 A양은 그만 아들의 마음이 궁금하면 바로 바로 묻는다. 질문에 대답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아들은 나에게 묻는다. 우린 요즘 그러고 있다.
그래서 글쓰기 14일차(9일전)에 아들에게 했던 이야기를 적었었다. 아들과 심도 깊은 고백 고민을 함께 하다 어느 정도 결론을 지었는데 그냥 고백 안하고 지금 좋은 감정을 서로 확인한 걸로 지나가면서 사귀지도 않기로 말이다. 요즘 어떻게 학교를 다니는지 물으면 핼쭉 웃는다. 서로의 호감을 확인한 좋은 사람과 같은 학급에 지내기 좋은 모양이다. 같은 학급에 하루 종일 있으면서도 자기 전에 통화도 하고 문자도 가끔하는 여자 사람이 생긴 아들의 썸을 우리 부부는 지켜보는 중이다.
과도한 관심과 집착은 11세 남아에게 극혐이기 때문에 크게 관심없는 척 하면서 딱 하루에 한번만 물어보는 나는 연기를 꽤 잘하는 편이지만 외동아들의 첫 썸녀 등장에 과도한 집착을 숨기지 않는 우리 남편은 연기를 잘 못하는 편이다.
그만 아들의 폴더폰 문자를 몰래 확인하다가 들켜버렸다.
아들 : "아빠 뭐하는거야? 내폰 가지고 뭐해?"
아빠 : (등줄기 서늘+어깨움찔) "아 아직안잤어?"
아들 : "아빠 뭐야!!"
늦게 퇴근한 나에게 한시간 뒤에 이상한 얘기를 하는 것이다.
아들 : "엄마 아빠 진짜 이상해. 결혼도 했는데 왜 그러는지 모르겠어/"
엄마 : "왜?"
아들 : "아니 결혼도 했는데 너무 로맨스에 집착하고 이상해"
엄마 : (휴대폰보다 들킨거 말하는거구나 아 너무너무 웃겨!!! 죽겠다)
"아빠는 너의 작은것 하나하나가 궁금해서 그렇지~"
아들 : "아빠 좀 자제했으면 좋겠어"
엄마 : "응 그래 좀 심하지? 엄마가 잘 말할게"
남편은 오늘 핸드폰 문자 몰래 보다가 들켜서 얼마나 놀랐는지 아들의 그 표정이 너무 무서웠다면서 등줄기가 서늘해진 이야기를 전해주었다. 이제 과도한 관심은 끄고 도를 닦아야할 때다. 같은 독서모임에서 사춘기 부모교육 전문가로 활동하시는 그대로님의 말 마따나 도를 닦아야 한다. '내비도' 이제 그만 내비도.. 아빠
'일상 노트 > 콩콩이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절대 열지 말아야 할 판도라의 상자 (0) | 2024.06.10 |
---|---|
수박 모자 (0) | 2024.06.04 |
입짧은 아이 (0) | 2024.05.30 |
아들의 충고 (0) | 2024.05.27 |
콩콩이 11세 첫 핑크빛 스토리(TMI로 가득찬..) (0) | 2024.05.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