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올해들어 두자리 수(10살) 나이인 아들이 하는 말이다.
그 : "엄마 나는 엄마가 쿨해서 좋다. "
나 : "엥? 쿨해? 뭐가 " 아 쿨하다니 그런 단어는 하도 많이 들어서 귀에 못이 박혔는데 실은 알고보면 트리플소심에이형인 것을 나는 알고 있기에 내 단어가 아니다 싶었던 그 'cool'
그 : "다른 엄마는 문제집 숙제 여기까지 안하면 다 하라고 할텐데 그냥 하고 싶은데까지만 하라고 하고 이거 어떻하지? 그러면 에이 괜찮아 엄마도 맨날 그래 그러니까"
"근데 쿨한데 따뜻해서 좋아"
아.................ㅠㅠ 칭찬이 가슴 저기 아래까지 박혀서 불끈 자기자비가 올라온다. 아 나 괜찮나바 만날 엉뚱한데서 소리지르고 윽박지르고 그러다 자책모드 무한 반복에 덜렁대는 내가 그렇게 엄마로서 부끄러웠는데 말이다.
심지어 오늘 아침에 핸드폰이랑 차키 허둥지둥 챙기느라 다시 들어가며 헤매는 장면을 두고 그가 한 말이다.
"할머니 나는 엄마가 귀여워요. 저렇게 맨날 못챙기자나요. 나도 그렇지만 참... "
외할머니가 그 말을 듣고 너무 웃겨서 전해줬다. 아 허둥지둥하는 나, 덜렁대는 나, 맨날까먹는나 그래서 교육기관에서 준비물이며 숙제며 다 지가 알아서 챙겨야하는 걸로 어느새 각인하고 있는 그가 참 고맙다. 물론 나 닮아서 덜렁거려서 손발이 고생한다.
'쿨하고 귀엽다' 두가지 단어가 하염없이 나를 자비롭게 바라보시는 하나님의 시선인 것 같이 느껴지고 그것을 아들을 통해 전해주시는 메세지로 듣는다. 끊임없이 자기검열하고 부끄러워하고 안그런척 쎈척하다가 제풀에 지치는 나에게 내 모습 이대로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자애로운 시선을 존재 깊이 새겨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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