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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노트

2019.09.08 한웅재콘서트

by letter79 2019. 9. 9.



어제 한웅재 콘서트에 다녀왔다.

한웅재님과의 인연은 대학교 1학년때부터 였던것 같다. 예전에 정종원 목사님이랑 함께 계셨던 꿈이 있는 자유 음반은 원래 좋아하고 있었고 그 중 한웅재곡은 유난히 더욱 좋아했었더랬다. 대학교 2학년 때 IVF에서 이분을 대학 축제 기간 친구 초청으로 모셔와서 함께 했었는데 참 좋았다. 그때 '나어디 거할지라도'라는 노래에 담긴 사연을 이야기하 실때 울었던 기억과 함께 갔었던 교회 안다니는 친구도 좋은 기억으로 집으로 돌아갔던 기억이 난다. 함께 고등부 교사를 하던 선배중에 특히 이 목사님을 좋아라 해서 결혼식 때 초대가수로 초대했던 럭셔리한 오라버니가 생각난다.

그 후로 한웅재님은 꿈자(꿈이 있는 자유) 활동 말고도 솔로로 1집을 자분자분하게 내시더니 6년전에 2집은 정말 너무너무너무 좋았었다. 6년 만에 3집을 내시고 이제 콘서트를 하셨다. 나랑 남편은 한웅재 콘서트를 몇 번 갔었던것 같다. 찬송가 앨범내셨을 때도 맨 앞자리에서 소극장 공연으로 참 감동적으로 공연을 봐왔어서 이번에도 함께 다녀왔다. 물론 1달 전에 예매 해두어서 앞에서 두번째 자리에서 봤다.

아......... 너무 좋아

이 분은 스스로를 글쟁이 글쓰는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그 글에 음악을 입히는 거라고 먼저 글이 나오고 나중에 음악이 입혀진다 했다. 이야기가 있고 거기에 음악을 도구로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주는 싱어송라이터는 참 귀하고 중요한 직업이라고 생각했다. 이 분의 모든 음악은 가사가 참 좋다.

한참 나나름대로 인생의 깊은 어두운밤을 지날때 나는 한웅재님의 앨범을 듣고 듣고 또 들었다. 모든 시디를 샀고 그걸 핸드폰에 넣었고 걸을 때마다 들어서 아예 가사를 대부분 외웠을 정도이다. 가사가 신기하게도 들을 때마다 다른 부분에서 내게 훅 들어왔었기 때문에 들을 때마다 새로왔고 이 부분 이 가사를 쓰실 때 어떤 생각이셨는지 물어보고 싶을 떄도 있었다.

콘서트는 무엇보다 세션이 대박이다. 밴드 구성원 중에 아는 얼굴도 보이고 호흡도 오래 맞춰온 멤버들은 가족같은 분위기 였다. 연주 하면서 스스로 이 공연을 즐기는 것 같은 느낌... 무엇보다 건반연주자가 부러웠다. 어쩜 저렇게 찰지게 연주하시지 저 음색은 무언가... 싶기도 했다.

중간에 아버지 기일에 대한 노래가 나왔고 각 노래에 대한 사연과 이야기들을 이야기하셨는데 울지 않으시고 노래 또한 담백했다. 감정이 절제된 노래였는데도 왜 그리 슬퍼졌는지 눈물이 줄줄 흘렀다. 객석에서는 각자의 소중한 사람들의 죽음에 대한 내용들이 떠올려진 듯하게 어깨를 들썩이는 분들이 몇몇 보였다.

이분은 앞으로도 곡을 계속 쓰고 싶다고 하셨다. 나는 참 좋다. 한웅재 덕후로 계속 응원할 것이고 물론 나의 모닝콜도 이분의 곡일것이다. 2년마다 한 사람이 성장하고 나이들고 늙어가고 또 자녀가 결혼도 해가고 모든 순간에 쓰시는 글을 담은 노래가 나와서 그 노래를 나도 소중하게 생각하고 싶다.

씨디를 사야하는 이유에 대해 이야기 하실때... 꼭 그래야만하는 건 아니지만 설득력있게 말씀해주셨다. 손에 잡히는 음악.. 그것이 이유이다. 먼지를 쓸어담고 바라볼수 있는 그런 음악.. 그런 음악을 계속하겠다고 했다.

모든 콘서트는 왠지 그 주인공에 대한 대중의 애정을 갈구하는 듯한 분위기가 조성되기 마련인데 이분은 전혀 그러지 않으신다 자기 음악에 대한 자부심에 내공이 탁월한 영성이 느껴지기에 거기에 전혀 잘생기지 않으셨기에 나는 더욱 소중하게 한웅재를 좋아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