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웅재 콘서트 2025
일상 노트/끄적끄적

한웅재 콘서트 2025

by letter79 2025. 3. 17.

한웅재 콘서트를 다녀왔다. 한웅재 이름 석자는 내 영혼의 깊은 밤을 지나며 정처없이 걷고 있을 떄 나침반처럼 나에게 방향과 위로를 주었던 뮤지션이다. 그는 나를 모르나. 나는 그의 가사를 얼마나 많이 곱씹었던지 만나면 물어보고 싶었던 지점이 참 많았다. 물론 나보다 나이는 많으나(하지만 자세히 알고보면 그리 많지 않다) 내적 친밀감이 홀로 많았던 존재다. 

 

덕질일까? 모든 CD를 소장하였고 좋아하는 사람에게 좋아하는 사람에게 지속적으로 그의 음악을 선물하고 있는 경우라면 나에겐 이 뮤지션이 유일하다. 나에겐 그에게 의리랑 우정같은게 있다. 대학교 2학년때 동아리 초대 손님으로 와서 학교 축제를 진행하던 그 시기 그가 노래하며 나누었던 자기 이야기가 있는데 그 노래는 '나 어디 거할지라도'라는 노래였다. 남자키여서 원키로 따라부르기는 힘들었으나 나는 그 노래를 꽤 좋아하기 시작했다. 가사말에 삶이 녹아있는 그 콘서트 진행과 음악이 좋았다.

 

그리고 그는 이후 솔로 앨범을 내기 시작하는특히 솔로 앨범을 좋아라 했다. 그의 노래는 시와 같고 우리나라 말의 아름다움이 가득하다. 노래를 듣다가 이런 말과 음악을 지어내는 사람은 얼마나 행복할까 하면서 씽어송라이터로 사는 삶을 그려보기도 한다. 다른 사람의 삶에 가닿아 그 일상의 한 부분에 툭 배경음악으로 깔리다가 노래말이 그를 살리기도 하고 울리기도 하는 듯한 그 힘을 생각해본다. 그의 음악은 내가 가진 인생의 물음표 안에서 정답을 알려주는것은 아니었지만 처음 표현대로 나침반 같은 것은 되어 주어서 자꾸 찾아 듣게 되는 것이었다. 

 

CCM 분야는 파이가 굉장히 작은 분야다. 내가 좋아하는 이 뮤지션을 음악가로 또 씽어송라이터로 나만큼 좋아하는 사람이 또 그리 많지 않다.  이렇게 이 분야 음반을 꽤 오래 내고 많이 내고 있는 한웅재를 나는 계속 응원할 생각이고 조용히 덕질을 해볼 생각인데 어젠 그 콘서트를 다녀온 것이다.

 

자리는 앞에서 두줄에 자리를 잡았다. 생각해보니 단독 콘서트때 늘 내 자리는 그 근처였다. 이번에는 그 두번째 줄이 꽤 좋은 자리는 아니었었다. 비행기 좌석같이 앞뒤가 좁고 앞줄과 같은 높이여서 앞줄 사람 머리에 가려서 뮤지션들이 잘 안보였다. 너무 무대보다 낮은 자리였다고 해야하나.. 오히려 뒷 좌석이 듣기도 보기도 좋았을 것 같다. 허나 음향은 지금까지 들었던 그의 모든 콘서트 중에 제일 좋았다. 뮤지션들의 연주하는 것을 이렇게 앞에서 보는 것이 좋은 것 중에 하나는 그들이 연주를 하다가 지어재는 그 특유의 표정을 캐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음악의 신, 그러니까 뮤즈가 임하는 그 순간에만 나오는 그 찰나의 표정이 나는 너무 좋다. 그 표정이 거울이 되어 나에게 비슷한 표정을 만들어준다. 정말 좋구나.. 이 순간 이렇게 빚어져 나오는 그 소리가 참 좋구나 하면서 말이다. 그 시공간안에서만 빚어져 나오는 것이라 설명하기도 어렵고 복기하기도 어렵지만 그래서 저들은 저 인생을 걸고 또 직을 삼아 연주를 하는 구나 싶다. 오늘 퇴근하면서도 음반을 들었는데 그 순간에 합주가 이루어지는 공기와 그 표정들을 아슬아슬하게 묘기 부리듯 바라보는건 음반안에서는 불가능해서 떠올리면서 들었다. 공연을 또 가고 싶은 이유기도 하다.

 

노랫말이 좋아서 그리고 연주가 수준급인데다가 편곡도 세련되어 역시나 좋았던 공연이었다. 노랫말은 오래동안 사람들의 입술을 움직이던 바로 그 가사.. 오랜 시간 숙성되어 구전되어 내려와 많이 불리던 그 찬송가의 가사였기 때문에 따라 부를 수도 있는 순간들이 꽤 있었다. 

 

아래는 공연을 마치고 나서 앨범에 사인을 받으러 줄을 서는 과정에서 같이 갔던 그녀가 찍어준 사진이다. 꽤 오래 기다려준 그녀에게 고맙고 이 표정을 캐치해주어서 즐겁다. 사인을 받는 순간 내 얼굴을 보던 한웅재님은 나를 알아보는 얼굴이었다. "페이스북에서 많이 보던 분이네요" 라고 말을 하면서 내 이름의 첫자를 글자로 적어 나가기 시작했는데 그 순간 엄청 감동!  감격스러워서 얼굴이 발갛게 상기되었던 순간이다. 정말 놀라면서 즐거웠던 순간이다. 비록 사진이 상기되게 나와 부끄럽긴 하나 그 순간을 캐취해서 감사하다. 나는 응원하고 지지하는 뮤지션이 내 이름의 첫자를 말해줄 수 있는 꽤 오래된 팬이구나. 자의식 뿜뿜하며 오늘의 블로그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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