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교에 있으면 '이런 행사가 있고, 이런 사업이 있다 신청할래?' 하는 공문들이 온다. 성격에 따라 다르겠지만 호기심 많고 시키는거 말고 스스로 하는걸 좋아하는 내 기질은 그냥 넘어가 수 없다. 싸그리 신청해 버린다. 신청해두고 보고서랑 결산작업때문에 현타가 그렇게 온적이 많은데도 다음에도 그러고 있다. 그게 나다. 혹자는 돈욕심이 많고 일욕심이 많은 거라고 할 수 있는데 변명할 수없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주치의 사업을 신청했다. 신청률이 매우 저조해서 우리 교육청 중학교는 딱 2학교만 한 모양이다. 한의사와 치과의사가 매칭이 되었고 학교로 출장을 와서 진료를 봐주시는 걸로 진행을 했다. 오늘이 그 마무리 날이다.
두분의 가까운 지역사회 고급인적자원이 학교로 직접 출현해주시니 그것 자체도 괜찮았는데 심지어 두 분의 마인드가 더 주지 못해 안타까워하시는 분들이라 일하면서 굉장히 흐뭇했다.
한의사 교의의 경우에는 사상체질을 전공하신 분이라 체질검사도 해주시고 건강검진 결과표, 대사증후군 검사결과와 인바디 검사결과를 가지고 현재 건강 상태에 대해 궁금한 점을 질문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하셨다.
각자의 체질이나 현재의 생활 습관에서 나타나는 증상의 원인을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었고, 개선해야 할 습관 등을 점검하는데 아주 도움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교사들이 해주었다. 특히 교사들이 건강해야 아이들이 행복하다고 생각하는데 비록 두시간을 야근했고 참가자는 소수 지만 뿌듯한 시간이었다. 참가한 학생들은 역시 건강한 친구들이라 그다지 크게 도움 받았다는 얘기는 없었다.
치과의사의 경우에는 사실 2시간씩 2번 오시는거라 소수 취약 계층만 진행하려고 했는데 추리는 과정에서 위화감이 들까 치과의사샘이 걱정을 하셨다. 힘들지만 기꺼이 올해 치과 검진 사업 대상인 1학년을 제외한 나머지 학년 전체를 검진하고 교육도 해주신다고 먼저 제안해주셔서 반가왔다. 교육이 특히 좋았는데 역시 치과의가 교육을 하니 좋다.
임상에서 경험하는 실제적인 이야기를 교육에 녹여 내주셨다. 당장 치솔질을 제대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교육 20분이었다. 특히 좋았던 점은 이 분이 라오스, 캄보디아, 몽골 등등에 진료봉사 갔던 사진을 보여주시면서 자신의 직업에 대한 소개를 해주신 점이었다. 마음만 먹으면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할 수있는 직업이라 추천한다는 이야기에 그 분 자체가 행복해보였다. 아이들에게 좋은 자극이 되었으리라 믿는다.
오늘로 두가지 건강증진사업을 마치고 시키지도 않고 인기도 없는 사업을 이렇게 해내고 도움받아 기뻐하는 사람들의 표정을 보고 혼자서 되게 보람되다고 느끼는 중이다. 정말로 행복한 사람은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고 자기도 따라서 행복해 하는 사람이라고 말한 나태주 시인의 친필 그림 엽서를 보고 맞는 말이라고 생각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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