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아웃 두번째 관람기

이 영화는 앞으로 소장해서 더 볼 생각이다. 디테일을 볼 수 있으니까 더 웃긴 지점이 있었다. 오늘은 아들도 두번째라 둘이 그런 디테일을 찾으면서 봤다.
어쩌면 '나는 좋은 사람이야' 라고 하는 자아가 좋은 신념과 친구하면서 기쁨이를 대장삼아 잘 살고 있는 라일리의 사춘기 전 모습이 좋아보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영화는 부정적 감정들을 모두 싹 의식 저 편으로 보내버리면 어떤 일이 생기는지를 지적하고 있다. 사춘기 이후 전두엽 리모델링 장면을 묘사하면서 등장한 새로운 감정들(불안, 쪽팔림, 부럽, 따분)을 잘 다루는게 '어른 라일리'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처음에 봤을 때는 '어른이 되면 기쁨이 줄어들게 되는 건가봐' 하는 대사에서 울컥 했는데 두번째 보니 다른 지점이 보인다. 부정적 감정이라는게 과연 있는걸까? 기쁨이 줄어드는게 과연 슬프기만 한걸까? 그런 질문이 든다.
다시 봐도 불안에게 주도권을 주면 벌어지는 일을 설명한 부분은 정말 실감나고 잘 표현했다. 상상으로 여러가지를 하면서 생존하기 위해 애쓰는 불안이가 꼭 그렇게 나쁜 감정만은 아닌것 같다. 불안에게 주도권을 주지는 말고 의자에 앉혀놓고 우쭈쭈 해주면서 잘 써먹으면 사람을 성장시키는데 도움이 되는 지점도 두번째 보니까 보인다.
부정적이라고 생각하는 생각들과 기억들을 저기 무의식 저편으로 보내버리고 없었던 척하고 살거나, 진짜 내가 누군지 잊어버리고 찾으려고 하지도 않고 불안에게 주도권을 주고 살아가거나 그런 삶을 살아가던 내 모습 어딘가가 잘 투영되는 그런 영화였다. 내가 찍은 저 장면은 기쁨이가 꽉 잡고 있는 '나는 좋은 사람이야' 라는 신념의 손에 힘을 빼고 솔직해 지는 장면이다. 대충 이런 대사였다. "늘 긍정적인게 얼마나 힘든지 알아?" 여기서 시작 되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