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회의
일상 노트/끄적끄적

어떤 회의

by letter79 2024. 7. 13.

#매일문장100일글쓰기
#어떤 회의

오늘 하루를 복기하는 시간이다. 원래 100일 글쓰기 하기 전에는 감사일기 5개를 손글씨로 쓰고 잤는데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는 컴퓨터를 킨다. 뭐가 더 나은지는 모르겠는데 확실히 달라진 것은 100일 문장쓰기를 하면 할 수록 글쓰기가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매일 쓰니까 문장에 조금더 욕심을 내는 것 같기도 하고 매끄럽지 못하면 다시 고쳐쓰느라 그런것 같기도 한데 확실히 글쓰는 시간이 길어졌다. 10분에서 15분 사이에 쓰고 자야하는데 어떤 날은 30분씩 쓰기도 한다. 글쓰는 눈이 높아진 것 같다. 

 

SNS에 글을 쓴다는건 어떤 욕망을 마주하게 되는 것이냐면 좋아요의 수와 댓글에 대한 욕망이다. 최대한 솔직하게 쓰고 나를 돌아보는 성찰적 글을 쓰겠다는 마음으로 쓰는데도 반응은 궁금하다. 저절로 좋아요의 수를 하루에 세번 정도는 확인하는 것 같다. 어떤 날은 0개 어떤 날은 15개 정도의 좋아요가 달리는데 내가 엄청 맘에 드는 글을 썼는데 아무도 좋아요를 누르지 않은 날에는 왠지 서운한데 반복적으로 그렇게 되니 이제 썩 쿨해져가고 있다. 댓글과 좋아요는 연결에 대한 욕망인 것 같다. 인간 고유의 연결되고 싶은 욕망 말이다. 그리고 더 많은 사람들이 성찰적 글을 많이 썼으면 좋겠다는 사심도 있다.

 

자기전에 기억나는 오늘의 한 순간을 떠올리면 청소년부 교사회의다. 청소년부 수련회 교사회의를 하러 교회를 아침에 갔었다. 수련회는 그렇게 오랜 시간 교사를 했지만 준비하기 빡세고 부담스럽다. 엄청 기대되고 기분 좋게 간적은 거의 없는 것 같다. 맡은 역할 때문에 챙겨야 할 아이들 때문에 책임감이 무겁다. 게다가 작년같은 경우에는 정말 물음표 그자체였던 교역자가 진행하는 회의와 모든 시간들이 힘들었다. 계속 질문이 올라오는데 대답을 할 것 같지 않은 그 소통의 부재의 벽때문에 나는 처음에는 분노하다가 나중에는 체념을 했었다. 

 

올해는 너무나 다르다. 새로온 교역자가 대단히 일을 잘 하고 열정이 넘친다. 물음표는 생기는데로 물으면 대답을 숨김없이 솔직하게 해주신다. 무엇보다 고마운건 교사를 그냥 동역자로 생각하고 있다는 그 친근한 느낌이다. 열다섯 살 정도나 어린 전도사님 이지만 존경하는 마음이 점점 더 들게 된다. 오늘은 두시간을 회의하는데 그 시간이 전혀 힘들지 않았다. 게다가 서로 힘든일 맡겠다고 척척 손들어주니 그런 순간 느끼게되는 서로에 대한 깊은 신뢰와 존경심이 짜릿하다.

 

회의할 때 꽤나 나는 자기 주장이 있고 진취적이고 솔직한 편이라 나에게 누군가 상처받을 까봐 걱정이 많다. 회의를 마치고 거의 십중 팔구는 좀 세게 말한 것 때문에 후회를 한다. 잘듣고 신중하려고 다짐해보지만 잘 안된다. 오늘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 내 기질을 만드신 하나님이 다 쓸모가 있어서 만드셨으니 그 기질 미워하거나 부끄러워 하지만 말고 쓸모데로 쓰임받자고 생각해본다. 공동체가 그래서 좋은 것 아니겠는가? 내가 가지지 못한 신중함은 누군가가 가지고 있으니 그에게 기대어 연결되면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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