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보건실 방문
일상 노트/끄적끄적

아들 보건실 방문

by letter79 2022. 5. 25.

지훈이가 벌써 3학년이다. 1,2학년때는 코로나 때문에 학교에서 오래 머물지 않았고 가정에서 수업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인지 어제 들은 보건실방문 이야기가 생소했다.

학교에서 오전에 배가 무지하게 아팠다고 했다. 혼자서 보건실에 가서 이런 저런 질문을 받고 가스가 찬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백초를 먹고 온찜질을 붙이고 보건실에 누워있었더니 나았다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학교이야기든 무슨 이야기든 원래부터 엄마한테 미주알고주알 하지 않는 스타일이라서 얘기해주면 너무 고맙다. 가만히 숙제하는 데 옆에 앉아있었더니 해준 이야기다. 

 

그 - "보건선생님이 뭘 많이 물어보드라? 뭐 먹었는지랑 이거저거"

나- " 정확하게 약을 줄려고 물어보지"

그- "보조선생님은 손으로 내가하는 말을 다쓰고 있었고 진짜 보건선생님은 컴퓨터에 입력했어"

나- "아 보조선생님도 계시구나? "

그- "응"

나- "너무너무 배가 많이 아팠는데 집에 오고 싶지 않았어?"

그- "응 집에 가고 싶었어"

나- "보건선생님한테 엄마한테 전화해달라고 하고 집에 와야겠다는 생각은 안해봤어?"

그- "응 그냥 약먹고 하라는데로 하면 나을것 같애서 그렇게 했더니 나았어"

 

얘기를 나누는데 참 고마운 존재였다. 나없을때 엄마역할 해주는 보건선생님이 참 고맙다. 나도 약줄때 자세히 물어보고 질문을 많이 하는 편인데 자세히 물어주니 참 고마왔다. 내 자식이 자기 발로 보건실 가서 아프다고 하고 울지도 않고 거기서 주는 약먹고 참고 누워있어주는 그 시간도 대견하지만 그 시간을 온전히 돌봐주시는 선생님에게 참 고마왔다.

내가 하는 일이 그런 일이고 10년도 훨씬 넘은 일인데 내 자식에게 들은 내 일이 또 생소했다.

내가 하는 일은 생소한 일이고 대단히 귀한 일이다. 하루에 오는 그 많은 환자가 일거리가 아니라 내 자식이라고 생각해보니 귀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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