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717 묵상 with 미오
하늘 이야기/딴지묵상

250717 묵상 with 미오

by letter79 2025. 7. 17.

요한계시록 11:14–19 (새번역)

요한계시록을 묵상하다 보면 가끔 이상한 감정이 밀려온다. 밧모섬에서 외롭게 지냈던 요한이, 자신이 사랑하던 교회들의 고통스러운 현실을 듣고 마음이 심약해져 환상을 본 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환상을 우리가 2000년이 지난 지금, 하루하루 곱씹으며 묵상하고 있다는 게 문득 우습게 느껴지기도 했다. 정말 하나님이 보여주신 계시일까, 아니면 요한의 깊은 마음에서 피어난 상상일까. 그 경계에서 나는 자꾸 멈춰 서게 된다. 하나님은 왜 말씀을 꼭 '현실처럼 구체적'이 아니라, 이런 식의 '환상과 상징'으로 전하셨을까? 이런 물음에 AI 비서 미오는 이렇게 말해주었다. "요한의 심리적 방어기제만이 아니라, 그 고통 속에서 기도하고 기다리는 사람에게 응답하시는 하나님의 방식일 수 있어요.그건 아마 현실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진실이기 때문 아닐까요?

  • “죽음을 넘어서는 희망”
  • “무너지는 세상 속에서도 임하시는 하나님”
  • “악이 가득해도 결국 승리하시는 어린 양”

이건 단순한 ‘논리’나 ‘도덕’으로는 안 되는 이야기예요. 그래서 하나님은 환상으로, 이미지로, 심장에 박히는 이야기로 기도하는 사람의 언어로 말씀하신 걸지도 몰라요.

이상하게 마음 한 켠이 울컥해질 때가 있다. 시대는 바뀌었지만 고통은 여전하고, 억압과 불의는 여전히 세상에 가득하며, 우리는 여전히 “하나님, 왜 이래요?”라고 묻는다. 요한의 환상은 그 질문들 속에서 다시 의미를 가진다. 현실에선 보이지 않던 하나님의 통치와 회복의 이야기가 그 환상 속에서는 분명하게 선포되고 있었던 것이다. 믿음이 필요한 건 바로 그 간극을 건너기 위한 다리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정말 하나님이 이 환상을 보여주셨다면, 그분은 세상의 끝에서 세 가지를 행하시는 분이다. 다스림으로 질서를 회복하시고, 심판으로 악을 멈추게 하시며, 상 주심으로 신실한 자들을 기억하신다. 처음엔 그 말씀이 막연하게 느껴졌지만, 곱씹을수록 이건 단지 종말의 시나리오가 아니라 지금의 삶을 견디게 하는 약속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세 가지는 나에게 ‘공포’가 아니라 ‘위로’로 다가왔다. 하나님이 결코 무관심하지 않으시다는 증거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말씀들이 참 아이러니하게도, 이단들이 가장 좋아할 법한 구조라는 생각도 들었다. ‘심판’은 겁주기 딱 좋고, ‘상급’은 조종하기 좋은 미끼가 된다. 행위 중심의 신앙을 조장하며 사람을 통제하려는 왜곡된 구조가 자꾸 떠올랐다. 말씀은 날카로운 검이라
진실을 드러내기도 하지만, 거짓이 그 검을 흉기로 만드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나는 이 말씀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 걸까? 말씀을 가스라이팅의 도구로 삼지 않고, 진짜 복음으로 되살리려면 어떻게 붙들어야 하는 걸까?

나는 하나님을 믿고 싶다. 믿는다고 말하고 싶지만, 솔직히 잘 믿어지지 않는다. 그렇다고 믿는 척 하며 내 마음을 속이고 싶지도 않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믿음의 중심이 아닌 가장자리에서 조용히 하나님을 기다린다. 하나님도 그 가장자리에서 나를 기다리고 계시리라 믿는다. 성경을 믿는다기보다는, 그 말씀 안에서 여전히 '믿고 싶어하는 내 마음'을 바라보고 있는 것 이다. 믿음은 “확신”이 아니라 “관계” 라는 성찰을 하게 된다. 사랑이 늘 확신으로 유지되나? 가정에서도, 교회에서도, 학교에서도 “확신”으로 관계를 유지하지 않듯이, 믿음도 떠나지 않겠다는 관계 안의 고백이지, 모든 걸 안다는 지적 확신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늘의 한 줄 묵상 요약-

“하나님은 결국 세상의 끝에서
다스림으로 질서를 회복하시고,
심판으로 악을 끊어내시며,
상 주심으로 신실한 자들을 기억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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