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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노트/콩콩이 이야기

2013년 12월 23일 이사

by letter79 2013. 12. 23.

집은 이사를 했다. 12월 1일에 했으니 이제 거진 한달이 다되어간다.

내부 인테리어를 잘 해둔 집에 아들둘이 있던 집이라 우리가 쓰기에 굉장히 편하다. 하지만 2층에 쿵쿵거리는 울림은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었고 난방이 잘 되지 않는 것 또한 그랬다.

 

좋은것이 훨씬 많은데 그 중 친정이 아주 가깝다는 것과 방이 하나 더 생긴것. 뛰어놀수 있는 넓은 거실이 생긴 것등은 좋은 것에 해당한다.

 

2층은 자폐아 아들을 둔 가족이 산다. 자폐아 아들은 24살이라고 했다. 2주 정도 참다가 한번 신랑과 올라갔을 때 그 어머니 되는 사람의 지친 표정이 날 다시는 올라가지 못하게 한다. "얠 어디 묶어 둘수는 없어서요..."라고 하시는데 충분히 삶의 무게가 느껴졌다. 그래 건강한 아들을 둔 우리가 그 정도는 감수 할 수 있지 하는 마음도 드는 것이다.

 

한참 지훈이가 태어나자마자 각종 검사의 이상으로 마음이 들었다놔졌다 했을 떄가 생각난다. 특히 뇌 초음파에 이상소견으로 3번이나 추후검사를 했을 때 나는 상상했다. 내가 특수아의 부모가 된다는 것이 어떤 것일까 하면서... 그 떄의 멘붕은 이루 말할 수 없는데 우리집 이층의 멘붕에 비할까....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가 얼마나 큰 소망인가.

건강하게 살다가 건강하게 죽는것 이것이 얼마나 큰 호강인가

 

주위에 갑자기 암선고를 받고 수술을 하고 치료를 하고 하는 내 사랑하는 이들을 보면서 인생이 별거 아니다 싶다. 꿈이며 비젼이며 이런것들이 얼마나 허무하고 작은 것인가

 

의미있게 살고 영향력있는 삶을 살다가 건강하게 죽는 것 그것을 바라고 소망한다. 그리고 사랑하는 아들이 세포하나하나가 건강해지기를 그리고 아직 막히지 않은 심장의 구멍도 잘 막혀서 초음파 검사 결과 나올때 정말 한 시름 덜기를 간절히 바란다.

 

간절하다라는 기도가 참으로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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