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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노트/끄적끄적

건반이 오다

by letter79 2016. 10. 6.

 

건반이 왔다.

 

왜 건반이냐고......

 

작년 아팠던 그 시간 지나오면서 내가 웃을 수 있는 뭔가 신나본 기억을 더듬어 보게 되었다. 난 뭘 하면 신나나? 난 뭘하면 밥 안먹어도 배부르나? 뭘할떄 웃게되나? 뭘할떄 가슴이 뛰는가? 생각해보다가 건반이 떠올랐다.

 

찬양을 좋아한다. 찬양을 특히 같이 준비할 때 좋고 음악을 합주할 떄 신난다.

홀로 찬양집 C코드 부터 쭈욱 정처없이 여행하듯 넘겨가면서 건반으로 예배할 때 행복했다. 그리고 이것 저것 음악 들리는데로 따라 쳐보고 노래해보는것도 좋다.

 

그래. 우리집에 건반이 없구나.. 결혼 할 때 친정집에 있던 나의 피아노는 이사가면서 처분했는데 그 이후로 나는 건반 근처도 못가봤네.. 다시 만져보고 싶어졌다.

 

신랑에게 건반을 사고 싶다고 했다. 그냥 디지털피아노 말고 좀 좋은거 사고 싶다고 했다. 그러라고 흔쾌히 오케이 해주었고 용돈도 보태준다고 했다. 키야아!

 

수소문하고 알아봐서 결론 나기 까지 시간이 꽤 걸렸지만 일단 결정하고 나서 중고 시장에서 꽤 괜찮은 놈을 물어온것 같다. 같이 건반 구경하러 가주고 이송까지 해준 조옹에게 감사를 날리며. 야마하냐 커즈와일이냐 사이에서 결정짓게 해주었으며 중고 살떄 주의할 점을 알려준 미모님에게도 감사를 날리며. 주위 지인들에게 수소문 제대로 해주고 우리집에 와서 같이 인터넷으로 써칭해준 신혼녕은양에게 감사를 날려보며......

 

중고지만 워낙 비싼 구공이 결재와 저걸 영차영차 집에 쎄팅하는 과정에서 스탠드 이리저리 손봐주며 가구 배치 다시 해준 우리집 세대주님에게 제일 감사하다.

 

뭐 너무 오랫동안 안쳐봐서 손은 굳었고 악보도 없고 아무 것도 없지만 그냥 행복했던 기억을 더듬어 질러본 규모가 큰 소비의 이유를 그냥 허세가 아니라고 말하고 싶어서 끄적여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