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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노트/콩콩이 이야기

누비다

by letter79 2013. 9. 26.

 자 이제 훈이는 배밀이 앞으로 전진을 221일 차에 성공하고 이제는 온 방을 빠른 속도로 누비고 다닌다. 얼마나 빠른지 손이 안보인다..ㅋ

잡고 일어서기는 이틀뒤에 마스터 해버렸다.

그래서 비상이 된 우리 부부는 온 집안에 안전경보를 내릴 수 밖에 없었다. 모든 모서리에 폭신한 커버를 부착하고 콘센트를 막아버리고 서랍은 안전장치를 했다. 땀을 뻘뻘 흘려가며 좀 오바가 아닌가 싶게 했지만.... 오바는 아니었다. 정말 꼭 해야하는 작업이었다. 하루만 늦게 했어도 많이 다쳤을것 같다.

 얼굴은 이제 아가가 아닌 어린이의 면모가 보이기 시작한다.

 하루종일 잡고 일어서서 여기저기 잡고 걷는다.

 남자 어린이 같은 느낌이 솔솔 풍겨지면서 육아에 체력의 한계를 점점 경험하는데 미리 키운 선배 엄마들이 이제 걸으면 완전 한 차례 더 어려워진다고 한다.

 

요즘 돌아가니면서 아기들과 엄마를 보면 아장아장 걷는 아기 보다 그 아기 뒤에 따라다니면서 끊임없이 눈을 떼지 못하는 엄마의 헝클어진 머리와 초췌한 눈빛이 더 눈에 들어온다.

그 모습이 곧 나의 모습이기 때문이리라...

 

하루 종일 기어다니면서 땀을 뻘뻘 흘리지만 스스로 노는 게 너무 재밌는 모양이다. 이제 손놀림도 더 섬세해지고 옹알이도 방언 터진 것처럼 술술이다.

 

8개월 들어서던 훈이를 두고 복직을 한지 삼주가 지났다.

그는 내가 퇴근하면 한가지씩의 개인기를 매일  새로이 업그레이드 된 모습으로 보여주고 있다. 자라고 누비고 있다. 신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