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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노트/콩콩이 이야기

육아는 체력이다.

by letter79 2013. 10. 21.

 

지훈이랑 하루 종일 있는 주말이 지나고 출근을 했다. 좀 느긋해진 틈을 타서 블로그에 들러본다. 지훈이는 정말 신기하게도 100일 즈음의 힘들었던 잠투정이 기억이 안날만큼 잘 잔다. 한번 자면 한시간반에서 두시간씩 잔다. 100일 전에는 30분을 풀로 자면 얼마나 행복할까 생각했던 고민이 생각난다. 30분만 제대로 자준다면 뭐라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제는 지훈이가 자면 그 동안 긴장을 좀 느슨히 풀어놓고 티브이도 보고 쌀도 씻고 카톡도 하고 그런다. 육아란 신기한것이 고비고비 고민과 싸우다보면 어느새 그 고민이 풀어져있어서 언제 그런 고민을 했는가 싶다. 하지만 또다른 고비가 있어서 금새 잊는다. 지훈이는 자다가 한번 정도는 잠시 뒤척이다가 칭얼대기도 하는데 나를 보면 다시 배시시 웃고 잠이든다. 세상에서 가장 평안한 표정으로 안심하고 자는 그 표정이 너무나 신기하다. 엄마가 옆에 있어서 안심하고 다시잔다는 뜻일까? 깨어난줄 알고 말을 걸려다가 다시 아무일 없이 잠든 지훈이 옆에서 뻘쭘한 적도 있다.

 

 

어제는 교회에서 선교바자회를 하느라 이것저것 팔고 계셨다. 동생네 부부랑 잔디밭에서 먹을 것을 사다가 먹었다. 지훈이는 이 사람 저사람에게 낯가림을 한참 하는 시기이다. 예쁘다고 지훈이를 안고 아림이가 인파속으로 들어갔다가 바로 안고 나왔다. 얼굴에 눈물이 줄줄줄 흐르고 있는 지훈이가 나를 보고 더 크게 울었다. 엄마 어디 있다 이제 와요 하는 표정으로 ㅋ 안심하듯 나에게 와락 안기는 모습이 참 신기하다. 달래느라 노란 색 풍선을 하나 들려주었더니 풍선 하나에 정말 온 정신을 빼앗겼다.

 

 

지훈이는 요즘 너무 활동적이되셔서 빠른 속도로 기고 서고를 하다가 여기저기 타올라가는 것에 맛이 들었다. 기저귀 가는일은 점점더 힘들어진다. 너무나 바쁘신 몸이시라 기저귀 가는 동안 잠시 누워있는 것도 아까운 모양이다. 그래서 바지를 입히지 못하고 돌아다니고 계신 장면을 자주 목격할 수 있다.

 

하루 하루 커가는 것이 신기하고 예쁘면서도 고되다. 주말엔 둘이 보니 괜찮지만 주중에 일 마치고 집에가서는 지훈이가 작게 보이고 내 피곤이 크게 느껴진다. 그럴 떄 놓치는 예쁜 모습 커가는 모습 이게 참으로 아깝다. 육아는 체력이 답인것 같다. 아무리 마음이 크면 돈이 많으면 뭐하나 체력이 달려서 웃어주는 에너지가 없다면... 나에게 더욱더 강인한 체력이 필요하다. 참으로 기도제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