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 노트/콩콩이 이야기

앉기 그리고 배밀이 하기

by letter79 2013. 9. 26.

 제주도 여행을 다녀오고 좀 숨통이 트인 그 즈음. 슬슬 육아도 적응이 되어 갔다. 집에서 하루가 다르게 운동능력이 뛰어나지고 계신 아드님과 더워지는 여름을 견디기 어려워졌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집안일 싹 정리하고 친정으로 출근해서 세끼 밥 얻어먹기!

친정은 차로 이동하야 약 20분 거리인데 가깝긴 하지만 처음에는 홀로 뒷자석에서 카시트에 앉기 어려워 친정엄마를 많이 이용했다.

 내 동생 그러니까 훈이 이모는 훈이에 대한 각별한 애정이 거의 모성애와 흡사했다. 아니 가깜 그것을 넘어서는 것 같아보여 내심 견제하기도 했다. 평생 친구이자 평생 라이벌인 연년생동성동생의 관계 ㅋ 그녀는 거의 훈이의 세번째 엄마인것같다.(두번째 엄마는 우리 엄마.)

 훈이는 절대로 마주보며 폭 안기지 않는다 .무조건 밀어내면서 자기를 앞에 보이게 안아달라고 몸을 뒤튼다. 그는 아기 취급 말고 평등한 사람취급을 바라는 것같다.

 이 즈음 항상 조마조마했던것은 분유를 너무 안먹는것. 그리고 얼굴에 자꾸 뭐가 나는 것이었다. 먹이는게 너무 어려워서 소아과도 몇 번 갔다. 먹는것에 관심이 없고 뭔가 자꾸 놀기만하는데 얼굴에 아토피같은 뭔가가 나기 시작해서 가슴이 쫄깃쫄깃해지던 시기다. 4개월에 국가에서 시행하는 영유아 건강검진에 가서 소아과 의사에게 할 질 문 17가지를 메모지에 다 써서 가서 엄청 물어봤다. 소아과 의사는 질문에 하나하나 대답을 잘 해주었는데 모두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나 어이없는 별거 아닌 질문이다. 하지만 초보 엄마인 나는 내가 뭘 혹시 잘못하는게 아닐까 하며 매사에 소심해지기 그지 없어지는거다. 나 쿨하고 털털한 남자같은 성격이었는데 어쩌다가 이리 소심해졌나 생각하면 깜짝 깜짝 놀란다. 소심해지고 예민해지고 하는 건 모성애라는 사랑의 다른 이름일까 아니면 내 안의 잠재되어 있던 또 다른 나인가 궁금해지기도 했다.

 

손이랑 발을 가지고 자주 놀던 그. 

 

 

 곤충 인형의 더듬이 부분을 자주 잡수셔 주셨다. 더듬이 밑에 항상 그의 국물이 흥건....

 

 

 저 말인형의 발도 자주 드셨다.

 범보의자에 잠시 앉혀놓으면 아주 잠시의 자유가 허락 되었는데 그는 저 의자에 오래 앉는걸 참 싫어라했다.

 그래서 좀더 자유로이 움직일 수 있는 의자를 준비 해봤는데 아직 까딱 까딱 하면서 중심을 잡지 못하면서도 누워있는 것보다 앉는걸 참 좋아하던 시기.

 친정에서 이모네 방의 더듬이 인형을 가지고 참 잘 놀았다. 친정에서 더운 여름 시원하게 잘 보냈던 거 같다. 우리 집 15층 꼭대기에 하루 종일 볕이 드는 그곳은 아기를 키우기에 너무 더웠다.

 

배밀이의 앞으로 전진은 221일 차에 성공을 했는데 앞으로 전진을 하기 까지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훈의 아부지는 그에게 강습을 여러차레 선보이느라 자주 저런 광경을 목격할 수 있었다.

 

이렇게 무척이나 더웠던 2013년 여름. 열대야가 40일 이상 지속 되고 있었고 비도 많이 왔고..

나라는 사람은 항상 매년 여름을 수련회 3종세트(청년회, 교사로 고등부, 여름사역)와 여행 등으로 집에 붙어 있어본적이 없어온 사람인데 아가를 끼고 더운 집에서 붙어 있으려니 참 여간 고역이 아니었다. 물론 차로 이동해야하지만 그나마 친정에 갈수 있어서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른다. 사람과 이야기해야 하고 돌아다녀야 직성이 풀리는 나에게 이번 여름은 좀 힘들었지만 친정 가족들의 육아 동참으로 감사하게 지나갔다.

하루 하루 아이가 자라는게 아깝다는 말이 무슨 말인지 알겠다. 그렇게 아이는 하루가 다르게 커가고 있었다.

 

'일상 노트 > 콩콩이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누비다  (0) 2013.09.26
영유아 사교육에 대한 이런 저런 생각  (0) 2013.09.26
항상 고민인 제목쓰기  (2) 2013.04.25
첫번째 긴외출  (0) 2013.04.21
첫 경제활동- 적금통장을 만들다  (2) 2013.0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