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학교, 좋은교사

교사 집회에서 시위

by letter79 2023. 8. 26.

 / Demonstration

위엄을 보여주다

시위의 한자어를 오늘 시위에 참석한 한문교사를 이야기를 통해 알게 되었다. 위엄을 보여주는 것이 시위의 한자어 뜻이라는 말에서 나는 왠지 위엄이라는 단어가 참 마음에 들었다.  여섯번째 교사집회는 시위의 뜻 글자에 맞게 위엄을 잘 보여준 집회였다. 정치적으로 이용당하거나 그 집단의 이기적인 목소리가 나올 법한데 그러지 않아 보였다. 사실 집회는 누군가의 이익을 챙기거나 어떤 입장을 대변하는 용도로 사용되기 딱 좋다.  하지만 지금 진행되는 교사 집회는 참 착한 집회다.  매우 차분했고 주최측이 어떤 단체의 이야기를 대변하지도 않았고 매 여섯번째 집회마다 주최자는 일회로 제한했다. 그냥 순수했다.

 고통을 직면하지 않고 나만의 즐거움을 찾아 떠나는 에니어그램 칠번의 연약함이 나에게 있다. 군가같은 걸 부를것 같은 심각한 시위에 아스팔트위에 팔월의 가장 더운 두시에서 네시라면 더더욱 내스타일은 아니다. 심지어 같이 가자는 짝궁교사는 없이 지하철로 한시간 넘게 가야하는 곳에 내발로 가게되는건 나에게 놀랄만한 일이다.


내가 시위에 참여하게된 가장 큰 계기는 어떤 기사 때문이었다. 이 집회가 말하고자 하는 바에 깊이 동감하고 같은 분노를 느끼고 순수하게 외치고 싶은 마음은 굴뚝이지만 선뜻 어디 그자리에 가기가 쉬운가? 나를 한시간반 거리를 혼자 가게했던 건 첫번째 집회 주최자 인터뷰 때문이었던 것 같다.https://www.educhang.co.kr/news/articleView.html?idxno=351&fbclid=IwAR3Alt2IcOKWHrQp5os2afHqSKQ8RSxNQxcHnL35OKPSM81n9V2A3Az8Gj4
사실 공교육 회복을 위해 필요한 혼란의 시간 나는 파도를 같이 타고 있긴 하지만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잘 모르겠다. 교사의 이야기를 듣지 않고 교육부에서 내놓는 대안에 아연실색하고 있는 앉아있는 교사들의 울분이 전달되는지는 모르겠다. 결과는 모르겠지만 할 건해야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오늘 배운 자잘한 것을 시간대별로 기록으로 남겨둔다. 

1.국회의사당역까지 가는 길은 멀었지만 역에서 내릴때 검은색 옷을 입은 수많은 인파에 놀라면서 그 인파속에 지방에서 온 많은 분들과 나이가 지긋해보이는 관리자 나이 대의 선배교사들의 얼굴에 놀란다. 뭉클하다. 

2. 팔월의 오후는 아스팔트위의 온도가 꽤 힘들긴하다. 양산에 옹기종기 해를 피해보기도 하는 연결된 교사들의 하나됨이 느끼진다. 오늘 내 옆자리 짝궁 역할을 하신 선생님은 무려 교감님이셨는데 집에 오는 길도 거의 비슷해서 한시간을 악성민원을 대하는 관리자와 교사의 입장차에 대해 아주 의미있는 대화를 했다. 깊은 이해의 시간이었다.



3. 발언의 시간에 에피소드들이 하나둘 나와 발언자의 경험이 듣는 육만명의 교사들에게 공명하는 순간들이 있었다. 그 맛으로 집회를 오는구나 싶었다. 그 발언만으로도 치유가 시작되는 느낌이다.


4. 집회 마치고 좋은교사 회원들 커피마시고 인사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오십명정도가 와서 소개하고 마음을 나누었다. 그 시간에 나눈 대화들이 참 좋았다. 슬픔 혹은 분노가 마음을 가득차있는 사람들이 그 감정을 좋은 에너지로 시위를 통해 그리고 연결된 사람들의 논의를 통해 풀어가고 있었다. 



5. 시스템이 꼭 바뀌어야 하는 부분이 명확하기 때문에 더욱 간절해진 교사들의 목소리가 공교육의 역사를 바꿀수 있을지는 아직 잘모르겠다.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