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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이야기/딴지묵상

7-8월 청소년매일성경을 나누어주며..

by letter79 2023. 6. 26.

논란의 여지가 있는, 거룩한, 현실과 동떨어진, 시대를 초월한, 억압적인, 공격을 받는, 신성한

그런 책이 있어요. 그책이 성경책입니다. 50~70억부가 팔렸다고 추정할 정도인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네요.

저는 부모님에 의해서가 아니라 재미로 따라간 교회에서 설교때 들려주는 성경이야기를 한발짝 뒤에서 뭔가 꿍꿍이가 있는 책이라는  마음 한켠에 의심을 가지고 보기 시작했어요. 그게 중학교 1학년 때 입니다. 그때 대학생 청소년부 선생님이 매주 스케치북에 그림을 그려서 그날 공과를 열심히 설명해주셨고. 내용은 기억이 안나는데 스케치북에 그림을 그려오신 열정만이 기억이 납니다. 그 열정이 약간 불쌍하기도 하고 매주 삐딱하게 앉아서 딴지거는 질문으로 선생님을 괴롭게 했던 제 모습이 마음에 걸려서 그 선생님이 제안한 '큐티'라는 것을 하기 시작합니다.

큐티는 데이트에요. Queit Time의 약자입니다. 하나님이랑 나랑 만나는 조용한 시간인데 말씀이라는 도구를 통해 만나는 시간입니다. 그렇게 중1때 부터 큐티를 하기 시작해요. 손바닥만한 큐티책이 나왔었는데 그걸 가방 앞에서 넣어놓고 공부시작할때나 학교에 도착하자마자 약간 기계적으로 하기 시작합니다. 매일 기분이 좋은 은혜를 주셨냐하면 아닙니다. 저는 원래 성경이 꿍꿍이가 있는 책이라는 의심을 가지고 접근을 한 것이기 때문에 "내 그럴줄 알았어.... 이렇게 허술하게 경전을 만들다니... 이건 이스라엘 사람들의 종교일뿐이야" 부터 시작해서 별 생각을 다하면서도 이상하게 끌리는 건 어쩔수 없었어요.

10대가 되니까 걱정이 많아지더라고요. 가장 큰 걱정은 가난한 우리집, 불안불안한 우리 엄마아빠의 싸우는 모습, 힘든 친구관계, 그래도 못하고 싶진 않았던 공부 그런 것들에 대한 해답이 성경에 있을까 하면서 보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냥 책이 아니고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니까 수천년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이 책으로 인생의 해답을 얻었을것 같아서 큐티책에 나온 본문을 매일 보기 시작합니다. 답이 있었을까요? 답을 바라지만 하나님은 좀처럼 답을 주시지 않으셨어요. 제가 얼마전  읽은 '다시 성경으로'라는 책에서는 그렇게 설명하더라고요. 답대신 그분은 부드럽고 편안한 당신의 품에 우리를 안으시며 말씀하십니다. "자, 내가 이야기 하나 해 줄게" 라고요. 

그렇게 성경은 이야기입니다. 얼마나 논란의 여지도 많고 현실과 동떨어져있고 공격을 받고 있는 부분도 많은 인간의 때와 시대의 한계가 마구 묻어있는 이야기인지 모릅니다. 하지만 거룩하고 시대를 초월하고 신성한 메세지를 담고 있는 이야기가 가득들어 있다고 하니 궁금하죠. 삐딱하게 보든 간절히 답을 바라고 보든 성경을 보는 것은 제가 청소년부를 하면서 친구들에게 가장 강추하는 좋은 습관이에요. 저는 청매를 시작하는 7-8월호를 나누어주면서 그런 생각을 해요.

교훈을 얻거나 답을 얻을 수 있는 책은 아니니 미리 기대는 버리는 것이 좋을 겁니다. 분명히 한계가 있는 책인데 하나님은 이 책을 사용하셔서 사람들을 그냥 이야기를 만들어 해석하게 두시거든요. 매직아이처럼 뚫어져라 봐도 안보일때도 많을 거에요.. 그럴땐 모르겠다 뭔말인지 라고 솔직하게 적어도 좋고 뭐라도 끄적이는걸 추천합니다. 적는 사람이 살아요. 읽는 것과 적는 것은 큰 차이가 있어요. 머리로 읽는다면 적는건 가슴이 하는 거거든요. 믿어서 읽는 종교 행위가 아니라도 좋아요. 딴지 걸고 싶어서 묵상하는 선생님도 있는걸요. 매일 저는 딴지거는 딴지묵상을 하니까요. 딴지를 걸다가 설명할 수 없는 '아하'를 경험하는 날도 있고 한없이 울게 되는 날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밋밋하고 마음속에 딴지를 해결하지 못해 답답한 날이 계속 됩니다. 참 이상한 책입니다 그래도 놓을 수가 없어요.

청매 22페이지에 해석을 돕는 이해하기 적용하기 기도하기 순서로 있는 부분을 읽어보고 시작하면 좋겠어요. 고개가 끄덕여질수도 있고 마음에 안들수도 있어요. 그래도 괜찮아요. 모르면 우리 안에 분명히 살아 계신 다는 그 성령님한테 묻고 또 물어요.. 당장은 딱 답을 주시지 않지만 궁금해하면서 답답해 하면 언젠가는 답을 주십니다. 우리 청소년부 전도사님을 이용하고 선생님을 이용해도 좋습니다 미안합니다만 답을 전부 알고 계시진 않아요 하지만 함께 고민할 것을 약속할 수 있어요. 진심입니다.

본문에 해석이 있는데 먼저 읽지 않고 성경을 읽고 잠시 멈추고 생각하면 좋겠어요. 그러기 위해선 조용한 나만의 장소가 좋겠죠? 저는 학교 도착하자마자 주어지는 독서시간도 괜찮았는데 이건 아침이든 저녁이든 나만의 조용한 시간이면 다 좋습니다. 너무 교훈을 찾으려고 하거나 감동을 억지로 짜내지 않아도 좋습니다. 총 소요시간은 5분 이내입니다. 이 좋은 습관은 문해력에도 논술에도 좋지만 이 청매 책이 독해 문제집처럼 느껴질까봐 그런 말은 안할게요. 수많은 문제집들의 아우성 속에 나누어드린 청매가 그 중에 한권으로 여겨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일주일에 1번이라도 5분 정도 이걸 들여다보고 끄적여 준다면 청소년부에서 이 책을 산 비용이 아깝지 않을겁니다.  

나눠드린 청매가 그냥 재활용에 들어가지 않고 그 속에서 우리 친구들 인생 문장을 마음에 담게 되길 바라면서... 이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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