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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노트/끄적끄적

230712 모닝페이지(이쁜너)

by letter79 2023. 7. 12.

잘잤다. 개운하고 오늘은 아침이 매우 선선하다. 간밤에 온 국지성 호우로 땅이 모두 시원해졌다. 심지어 꿉꿉하지도 않다.

어제 올린 마음을 탈탈 털어넣은 글에 좋아요가 3개 달린다. 이상하게 서운하다. 더 많은 공감을 얻을 줄 알았다.

이렇게 알려지고 싶은 마음 그리고 공감받고 싶은 마음,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나에게는 많이 있다.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은 지는 모르겠는데 정말로 그렇다.

어제는 이쁜너랑 졸업사진 옷고른거 이야기하고 2학기 문제집을 사고 밥을 먹었다. 밥먹는 곳을 정하는것은 늘 어렵다. 그 시간이 대부분 브레이크타임이고 다른 아이들 눈도 많이 있어서 그렇다. 

요즘에 그녀는 자해를 한다. 칼빵을 한다. 중2때 그러다가 한동안 안하더니 이제 한다. 최근 스트레스가 많아지긴 했는데 아빠가 뇌졸증으로 거동을 못하시다가 겨우 좀 회복이 되셨는데 이번에는 알콜중독에 빠지셨다. 그것을 바라보고 있는 딸의 마음이 많이 답답한가 보다. 다문화가정에 주중에는 엄마가 없기 때문에 특히 엄마 공백이 많은 아이인데 수련회갈떄 입을 옷, 졸업사진 찍을 때 입을 옷 그런걸 사줬는데 너무 좋아한다. 전교에서 가장 하위권에서 노는 그녀에게 문제집은 크게 필요하지 않아보인다. 그래도 손을 놓지는 않을 건가 보다. 어제 헤어질때쯤 서점에 들러서는 문제집을 사야겠다고 하면서 3권이나 샀다. 기특했다.

그녀를 보면 가정의 가난과 질병으로의 시름이 그녀의 것이 아님을 깨닫는다. 피조물로서 이 세상에 살면서 뽑기를 잘못하면 생기는 그런 불운 같은 거랄까... 나도 그런 집에서 태어날수도 있었고 나도 가난할 수 있었고 나도 부모님이 그렇게 기능을 못하실수도 있었는데 미안하게도 난 그렇지 않았다. 그러니까 나는 누렸고 나누어야 한다. 나누지 않으면 사람도 아니다. 그녀에게 나눌 수 있어서 감사하고 뭐 우리 관계가 1년이 넘어가는데 그동안 그녀는 삐딱해지기도 했고 나에게 혼나기도 했던 시간들 때문에 나를 떠날 수도 있었다. 하지만 필요할 때 뭔가 해주는 사람의 기능이 남아 있었기 때문일까? 내 곁에서 한달에 한번씩 나랑 밥을 먹고 자기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런 그녀가 나를 살린다. 내가 그녀를 살리는것이 아니라 그녀가 나를 진짜 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