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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노트/끄적끄적

훈이와 함께 했던 첫번째 여름 휴가

by letter79 2013. 9. 26.

 지독히도 더웠던 여름을 보내면서 손꼽아 기다렸던 것은 워터파크에서의 즐거운 물놀이 였다.

한달 전부터 워터파크! 워터파크 ! 하면서 쒼나는 물놀이를 상상하면서 웃음 짓고 심장을 벌렁거렸다.

 

하지만 문득 주위를 살펴보니 이렇게 어린 아이(7개월)을 데리고 워터파크를 간다는 것은 쉬운일이 아님을 알게되었다. 다들 두손들고 말렸다.

소심한 나는 .... 그냥 시댁에서 조용한 휴가를 보내기로 결정하고 당일까지 고민고민하다 그 워터파크의 숙소와 일정들을 동생커플에게 다시 돌려주며 아쉬움을 어찌 달래야할지 몰라 한참을 그렇게 지냈다.

 강화도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외할머니는 훈이와 우리의 방문을 참으로 기뻐하셨다.

 아직 잘 앉지도 못하고 배밀이 앞으로 전진도 안되는 아이를 데리고 바로 앞 저수지에서 시원하게 발이나 담그자시며 아버님이 우리를 꼬시셨따.

 우린 그 때 아버님의 '요앞에' 가까운 '유모차를 가져가도 되는' 장소에 대한 기대감을 가득차서 출발 했다. 그떄까지는 분위기가 좋았다.

 가다가 나는 그곳이 요앞이 아닐뿐 아니라 유모차는 절대 가져가서는 안되는 험난한 산행임을 알게 되었는데 이미 돌아가기에도 때가 늦어서... 무거운 유모차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도련님이 이고 산행을 하셨고 나는 우유병은 커녕 물 한모금도 아기것을 챙기지 않았기에 언제 빵터질지 모르는 훈이의 울음에 심리적으로 매우 불안해졌다.

 

목적지를 우리가 도착하자마자 나는 발을 담그는 것보다 얼른 다시 돌아가 훈이가 배고프기 전에 집에 도착해야 한다는 생각에 아버님께 돌아가자고 했다. 아버님은 너무나 그곳이 함께 오고싶은 곳이 었던지 한참 더 있고 싶어하셨고... 우리는 그냥 먼저 집에 가기로 하고 서둘러 산길을 내려왔다. 유모차는 도련님이 낑낑거리며 이고 삼선스래빠끌고 미끌거리는 산길을 내려왔다. 아...... 다 내려와서 어떤 할머니가 "애기를 거길 데리고 갔다오면 어떻게해 정신이 있어 없어" 이러시며 초면에 혼내셨다. 아... 우린 어딜 다녀온걸까... 요앞에 발담그는 냇가를 가는 줄 알고 준비없이 나섰지만 아버님이 '상남자'였다는 걸 깊이 깨닫게 된 시간이었다ㅋ

 

강화에서 2박 3일 있으면서 또하나 놀란 것은 시부모님과 외할머님의 참을성이다. 더위에 대한 참을성이 얼마나 대단하신지 그 뜨거운 여름 다 지나도록 선풍기를 창고에서 꺼내신적이 없을 뿐 아니라 부채 조차도 집안에서 발견하기가 어려웠다.

 

시엄니는 시원하다 시원하다 춥다 라고 하셨지만 현대를 살아가는 서울쟁이인 우리는 에어컨에 익숙해져여서일까 너무 더웠다. 그리고 아이를 끼고 있어서 그랬는지 무척이나 더웠다. 첫 번째 여름 휴가를 보낸 강화에서는 딱 두글자 "덥다" 가 떠오른다.

 

더웠지만 잔뜩 맛있는것도 얻어먹고 딩굴딩굴 놀았던 휴가- 함께여서 더욱 좋았던 첫 여름 휴가 그렇게 그곳에서 보내고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