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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노트/콩콩이 이야기

20211001 지훈마주이야기 - 그리스로마신화에 대한 그의 생각

by letter79 2021. 10. 1.

훈 : 엄마 내가 가만히 생각해봤는데 하나님은 우리한테 한꺼번에 생각을 주시지 않고 곰곰히 '깨달음'을 주시는거 같애 

나 : 그래? 오 깨달음이라니.... (지훈이는 신학적 질문이 많은 편이다. 그런 질문에 나는 항상 답을 주지 않고 곰곰히 생각해보면 언젠가 하나님이 답을 주신다고 말하는 편인데 대답하지 않는다고 요즘 좀 답답해하면서 시니컬해져있었던 9살기간이었는데 반가운 이야기였다)

훈 : 근데 엄마 학교에서 애들이 그리스로마신화가 진짠 줄 아는 애들이 있더라

나: 정말?

훈 : 응 근데 그리스로마신화는 지어낸 얘기잖아. 하나님이 세상을 만들었는데 하나님이 사람들한테 그런 능력을 주었을리가 없어 왜냐하면 사람은 자기 마음대로 그 능력을 사용할 수 있고 악하기도 하니까..

나 : 맞어 어쩜 그런 생각을 했을까..(나는 진짜 많이 놀랐다. 인간의 한계와 하나님의 창조 이야기를 그대로 9살이 알고 있었다는 사실에)

훈 : 내가 3년이나 교회를 다녔는데 왠만한 얘기는 여러번 들어서 다 알고 있어. 내가 귀는 쫑긋한다니까

나 : 와 엄마는 잘 안듣고 있는줄 알고 괜히 불안했네~ 귀는 열고 다 듣고 있었구나..

훈 : 그럼 ~ (사실 그의 예배 태도는 탑오브탑 산만하다)

나 : 맞아 사람이 악하기도 해서 죽음이라는게 필요한것 같기도해

훈 : 아니야 죽는건 뱀이 사과 먹으라고 꼬셔서 사람들이 잘못해서 생긴거야. 아담이랑 하와 인가 그런 둘이 잘못한거야. 

내가 매년 마다 똑같은 얘길 들어서 다 이렇게 기억한다니까 하도 많이 들어서 이젠 다알아

 

반복해서 성경이야기를 들려주는 식상함이 이렇게 모태신앙에는 있구나.. 나는 어렸을 때 내발로 찾아간 교회에서 들은 얘기들이 그렇게 신기할 수 없었는데 이 아이에게 성경 이야기는 여러번 들어서 다 아는 얘기라고 여겨지는 그런 이야기 겠구나 싶다.

훈이에게 신학적 질문, 존재론적인 질문, 철학적 질문은 참 많다. 가장 많이 하는 질문 중에 아직도 해결 안된것 몇가지가 있는데 첫째, 우리는 왜 아직 안죽고 있는가? 둘째 죽으면 엄마를 꼭 찾고 싶은데 엄마를 못찾으면 어떻하나?(이건 내가 찾아갈 테니 걱정말라고 해두었다) 셋째, 하나님은 모기를 왜 만드셨는가? 등이 있다.

질문하는 신앙의 모습을 보며 많이 배운다. 한참을 배워도 배워도 아직 배울 것이 많은 우리집 손님 아드님 마주 이야기는 이렇게 기록해두고 다시 이야기해둘 충분한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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