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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노트/끄적끄적

'스스로 학습자 되기' 학부모 연수

by letter79 2023. 11. 25.

2023.11.25
 
아이 학교에서 대면 연수를 진행한다는 이알리미가 떴는데 '스스로 학습자' 라는 단어가 마음에 끌렸다. 지난주 토요일은 자녀가 듣고 이번주는 부모가 듣는 방식이었는데 지난주엔 주제를 딱 듣더니 4학년 아들이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안간다고 했다. 
 
나도 슬슬 구슬려서 당근을 주는 방식으로 가게 할까 고민하다 나라도 안갔을 것 같은 주제의 수업에 심지어 신청자만 가야한다는 자리에 가게 할 에너지는 없었다. 포기했고 이번주는 학부모 자격으로 참석을 했다.
 
들어가니 강사가 아는 사람이라 깜짝 놀랐다. 아들과 같이 축구하고 있는 예전 같이 유치원 나온 친구녀석의 엄마가 아닌가.. 얼굴이 비슷한건 아닐까 생각했는데 우리 아들 이름을 지목해서 나에게 질문을 하는걸 보고 '아 진짜 OO이엄마구나' 했다. 이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아이가 가져가야할 중요한 '습관'을 만들어주는 중요한 시기가 이 시기라는 이야기로 서두가 시작이 되었다. 공부 정서가 중요한데 그래서 공부시킬때 절대 화내지 않는 것과 스스로 '아하' 하고 알아가는 기쁨을 느끼게 도와주는 것에 대해 강조하는 내용이 있었다. 
 
이어지는 구체적인 내용을 들으면서 올라온 감정은 '죄책감' 같은 거였다. 엄마로서 저녁 요리도 안해주고 사먹거나 시켜먹는데 공부는 아예 외주를 주고 학원에랑 공부방으로 준지 꽤 되었다. 코로나 시기 집에서 아이랑 공부를 해보니까 얘랑 나랑 사이가 좋으려면 공부는 내가 시키면 안되겠다는 결론을 빠르게 내렸었다. 10살 이전에 머리로 하는 공부와 관련된 학원은 다니지 않는게 내 철학이었기 때문에 10살이 되자마자 바로 영어수학을 공부방을 등록했고 웅진 스마트올을 시작했다. 그러고 나니 아이랑 실갱이할 일이 없었고 운동 좋아하길래 3가지 운동과 악기 하나 배우게 했던것이 아이의 방과 후였다. 최근에 나는 하고 있는 일 이외에 외부 활동도 늘었고 출장도 늘었다. 이제는 아이와 공부 시키는 엄마 역할은 안해도 되는거라고 생각하고 있던 터였다.
 
저녁먹고 아이랑 공부 이야기를 한적은 없었다. 잠들기전에 '나니아연대기' 같은 나도 좋아하는 스펙터클한 긴 소설책읽어주고 물고 빨고하는 것 그것이 아이와의 저녁시간이었다. 학교 생활 이야기 친구 이야기에 집중했고 공부 얘긴 해본적이 없다. 왜냐하면 우리집에서 공부는 그 담당 선생님과 끝내고 오는 것이었다. 심지어 숙제도 학원에서 하고 오는 학원을 골랐을 정도니까..
 
오늘 강의 들으면서 일단 아이 성격이 행동/규범/탐구/이상 네 가지 성격중 행동형이라는 걸 체크했고 나도 마찬가지였다. 
행동형 학습지도 포인트 필기 내용
 1) 성격별 학습지도 포인트
- 행동형 기본욕구는 자유와 자발성 / 지도 포인트는 공부 동기 관련 이야기를 자주 진지하지 않게 심플하게 한다/ 많은 사람을 만나게 하고 모델링이 되는 사람이나 물건이 먹히는 스타일/ 짧은 시간 집중하게 하고 작심살일 하게 / 엄마가 욕심부리지 말아야 하고 공부 시간 아니라 '질' 에 포인트/ 
- ADHD 아이는 전환이 안되는 것이 특징
- 규범형 기본 욕구는 책임감과 성실함/ 이완훈련/ 효과적 공부방법 알려주기/ 실패분석/ 좌절경험하지 않게
-탐구형 기본욕구는 호기심/ 혼자서 자세히 학습할 수있는 공간 마련, 질문에 대한 대답 느릴수 있음 이해하고 시간 여유주기/ 
-이상형 기본욕구는 자아실현/ 공부동기는 관계인 스타일/ 선생님과 또래아이들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기회/ 칭찬하기
 
2) 학습습관


-습관화 시작 과정 : 학교수업 잘듣기(수업전 1분 예습하기, 모르는 어휘 동그라미, 중요한것 밑줄, 이해안되는것 물음표표시)-> "오늘 학교에서 배운거 얼마나 이해한 것 같애" 확인(몇퍼센트?)->방학 때 수학익힘책이나 교과서 넘겨보기
-습관환 중간과정 : 집에서 매일 꾸준히 칭찬, 격려, 버티기, 선택 연습
-습관화 종결 과정 : 성취와 아히! 경험, 내적 동기, 몰입감, 통제권이 아이에게
 
* 좌절 인내력  짤없기! 여기서 되게 찔렸다... 나는 애가 힘들다고 말하면 공부 다 하지 말라고 하고 숙제다 하지 말라고 하는 엄마다. 자칫 학습습관 기르는 과정에서 공부정서 악영향 미칠까봐 포기하고 학원공부로 대체시키는 일이 벌어진다고 하는데 바로 나다. 학습 습관이 잘 되어 있지 않은 우리 아이가 제대로 습관화 종결과정까지 가게 하지 않고 고비를 스스로 넘기지 않게 하는데 내가 나쁜 영향을 준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애를 너무 잡는 엄마이고 싶지 않았다.
습관 만드는 것이 꾸준함이 핵심인데 나는 성격상 그건 안되는 것 같고 아이랑 잘 의논해서 이런 엄마 밑에서 습관을 잘만드는 것은 니 인생이 걸린 문제이니 엄마가 잘 체크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말해야겠다.
 
3) 학습환경
-아이에게 가장 좋은 선물은 좋은 부부관계라는 말이 기억이 남는다.
-11세~15세가 뇌발달의 두번째 최적기이며 만약 이때 정신건강의 빨간불이 들어온다면 빨리 개입해서 병원으로 가면 훨씬 이후에 취약해지지 않는다.


-스마트폰환경 (3정) 정한장소(안전벨트), 정한시간(자기조절), 정한자세(건강지킴) 컨텐츠일지
-도파민 중독에 대한 체크가 필요하다. 쾌락을 추구하는 뇌의 부분이 과활성화 되는 성향이라면 편한것이 익숙해지지 않도록 미디어 환경을 부모 주도하에 두는 것을 권장한다. 
 
4) 부모자녀관계 점검
-부모의 자기통찰 나의 이슈(나는 애정결핍이슈가 떠오름)에 대한 자기 관리가 필요하다.
-사랑과 좌절이 균형잡히도록 그래서 진짜 독립할 수 있는 것에 초점을 두도록 하자 (여기서 드라마 '눈이 부시게'  눈쓰는 장면 보고 눈물)
 
그래도 그나마 조금 할 수있는 걸 생각해봤는데 지난주에 나누어줬다는 그 스케쥴표 남은걸 학부모 대표님이 알아봐주셔서 주시기로 했고 그걸 작성해보려고 한다. 학부모 대표님의 미모와 친절에 잠시 움찔 놀라씀.. 스케쥴표 쓰는걸 숙제 처럼 한번 습관들여보고 웅진스마트 하고 배운거 한 줄 요약해서 얘기하게하는거, 그날 문제집 푼것 한번  쓰윽 보기는 매일 시작해보려고 한다.  학교에서 1분 예습이랑 선생님말 경청해서 밑줄, 모르는 말 동그라미, 이해안가면 물음표 쳐보는것은 이야기 해보려고 한다.
공부정서 망칠 까봐는 아니었고 진짜 관심이 없고 내 일에 바빠서 놓쳤다. 아이에게 앉아서 공부하는 시간 30분도 안되게 해서 좌절인내력같은 걸 기르지 못하게 한건 아닐까 그런 성찰이 생겼다. 모든 강의 내용을 다 할 수 없고 그렇게 제대로 할 자신은 절대 없지만 방향 정도는 잡은 것같다. 괜한 미안한 마음은 잘 잡아 누르고 이제 좌절 인내력을 좀 길러줘야겠다. 그나저나 애미로서의 정체성에 대해 정말 오랜만에 생각해본 시간이었다.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