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노트/끄적끄적

2022.3.11. 금쪽상담소 최양락편

letter79 2022. 3. 11. 23:16

https://youtu.be/uv7wNYRADhs

어제 밤에 저걸 보다가 눈물이 그렁그렁 했다. 최양락 팽현숙 부부는 [1호가 될 수 없어]라는 프로그램에서 제일 재미있는 티키타카를 보여주는 부부였는데 찐으로 금쪽 상담소에 나와주셨다. 나는 [1호가 될수 없어]프로그램 초반부에 열혈 시청자였기 때문에 이 부부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봐왔었다. 특히 팽현숙님이 쪽파로 최양락 머리를 후려갈기는 장면은 명장면이었다. 대단한 카타르시스를 나는 느꼈다. 팽현숙님이 하는 행동이 남같지가 않았다. 왠지 우악스러워졌고 남편을 함부로 대하는 모습이 비호감일 수 있는데 나는 그 부분이 왜 그런지 이해가 되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은 웃으면서 보지만 나는 그녀에게 깊은 슬픔을 발견했다. 나의 슬픔이기도 했다.

 

나의 남편은 최양락씨와는 다르다. 오늘 아침에 이것에 대한 글을 써서 놀랐는데 [내적긴장감]이 높은 사람이라는 것은 같지만 다른 부분은 많이 다르다. 하지만 갈등상황에서 회피해버리고 내적긴장감이 높아지면 역시 사라져버리는 것은 비슷했다. 이런 그를 몰랐던 것은 아니지만 점점 정말 이해할 수 없다. 나름대로 내가 결론 내린 것은 그에게는 나에 대한 사랑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고 정서적 이혼 상태로 지냈다. 다들 그러고 사는가 본대 나는 그게 잘 안되었다. 참고로 정서적 이혼 상태는 하루에 15분 이상 대화하지 않고, 싸우는것도 지쳐서 포기한 상태, 중요한 의사결정에 배우자를 배제한 상태 세가지 정도를 오은영 박사는 척도로 삼았는데 우리가 그랬다. 특히 얼마 전에 중요한 의사결정에 배우자를 배제한 상태로 벌인 큰 일로 우리는 우리의 관계가 얼마나 심각한지 깨달았다. 그래서 지금은 전문가를 찾아가서 배우고 있는 중이다. 

 

저 영상은 많이 압축한 영상이라 아쉽다. 풀로 된 영상을 봐야 흐름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데... 두가지 정도로 배울 점이 있는 상담영상이었는데 첫째는 상대는 나와 다르고 나는 상대를 모른다 라는 시작점이다. 이 지점은 한달 정도 전에 내가 크게 깨달은 부분이었다. 나는 그를 몰랐고 잘 모르니 이제 알아가야 겠다라는 큰 깨달음이 있었다.

두번째 배울점은 소통에 대한 것인데 '잔소리는 곡선으로, 애정표현은 직선으로'라고 가르쳐주신 부분이다. 소통이 잘 되지 않아서 깊이 배인 슬픔은 내 영혼 깊은 곳에 계속 상처를 내고 있었고 점점 깊은 슬픔은 분노로 변했다. 후라이팬으로 남편의 머리를 후려갈기고 싶었던 적이 얼마나 많았던가 .. 이상하게 서운함이 분노로 변하게 되고 나는 남편에게 함부로 하고 있었다. 그 깊은 감정들은 원가정에서 엄마가 아빠에게 보여준 분노와도 이상하게 엉키고 오염되어 나에게 영향을 주고 있었다. 그러니 소통이 될수 있을까.. 오염된걸 지워가고 소통은 잘 배워야 할 것 같다.

 

최근 놀라운 변화는 남편이 나와 같이 책모임을 하고 있는 것과 다른 사람들과 성찰 글쓰기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가 소통을 하기 시작했다. 소통이란 그의 삶에 없는 것 같았는데 솔직하고 적나라하게 드러내려 노력하고 있었다. 사람 쉽게 안변하는데 10년을 봐왔는데 이런적이 없었다. 나는 긴가 민가 하면서 인류애로 그를 바라보고 있다. 알콩달콩 이라면 그건 거짓말이다. 하지만 인류애 정도로 그를 신기하게 바라보는 내 시선이 신혼 초 이후로 따뜻한적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