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노트/끄적끄적

엘리엘리라마사박타니

letter79 2022. 4. 17. 17:14

엘리엘리 라마사박타니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십니까

하나님이었지만 하나님의 큰 그림 속에서 십자가를 지기 위해 이 땅에 오셨던 예수님의 죽음 이야기를 생각해보면 이상한 지점이 있다. 십자가에서 죽기 전에 예수님이 외쳤다고 하는 저 절규이다. 질문을 하신다. 아주 이상한 질문이다.

2000년 전에 자신을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주장하던 어떤 사람이 죽기 전에 하나님에게 버림을 받는 시나리오는 아닌가 하는 탄식같은 절규는 들을 때마다 신의 아들 답지 않다고 느껴진다. 그렇게 부르짖을 때 하나님은 정말 예수님을 잠시 버리셨던 것인가 아니면 침묵하시고 있었던 것인가.. 궁금하다. 오늘은 세월호 유가족의 마음이 되어 그렇게 탄식해본다.  왜 저에요? 왜 나입니까? 어찌하여 나를 버리십니까 세상에는 내가 상상할 수도 없는 고통이 많이 있다. 이십 대 간호사 시절 부터 자주 했던 질문이다. 사고와 질병 그런 것들을 지켜보게 되는 임상 간호사 시절의 나는 도망가고 싶었다. 세상이 그렇게 고통스러운 곳인 것도 부르짖어도 응답하지 않는 하나님의 침묵도 두려웠다. 부활의 영광 앞으로 너무 성급하게 덥석 나아가지 않고 잠시 어찌하여 나를 버리십니까.. 거기에 머물러 섰다. 하나님의 부재를 경험하는 사람을 깊이 공감하시는 과정이었을까? 그렇게 이해해야 은혜로운 해석일텐데 가슴으로 내려가진 않는 해석이다. 하지만 그 해석은 신비로만 남아 있지 않으면 좋겠다. '다 이루었다' 하고 3일 만에 다시 사신 예수님이 대답해주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