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좋은교사

반장선거날 생각24.7.5.

letter79 2024. 7. 5. 10:39
(아래글참고) 그 이후로 반장선거를 나가지 않는다. 반장 그런건 나같은 애가 하는게 아니야 한다. 권력(?)에 전혀 욕심이 없다.
문득 반장이란 무엇일까? 생각해본다. 오늘 내 일터에서도 2학기 임원을 선거하는 날이다.
​본래 학급 친구들을 도와주고 선생님과 가교 역할을 해주는 일이지만
친구들과 선생님이 해주기를 원하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 되어 '페르소나'가 진하게 얼굴에 달라붙게 되어 어떤 모습이 진짜 내 모습인지 헷갈리게 되면 안되는데..
오래 반장 해온 아이들에게 느껴지는 그 묘한 분위기가 나는 싫다. 애답지 않다던지, 자기 돌봄이 안된다던지, 다른 친구들에게 가스라이팅을 잘 한다던지 등 부정적인 모습도 많이 보인다. 사회가 바라는 모습을 잘 연기하는 것 같아 보이는 아이들도 보이는 것 같다.
반장감은 어떤 걸까? 페르소나를 벗고 진정한 리더쉽이 무언지 고민하고 다른 친구들보다 열배나 성장하는 멋진 반장도 있다. 그런 친구가 반장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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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첫 반장선거(2022.7.5쓴글)

3학년 2학기 반장 선거에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힌 그는 이리저리 학급친구들에게 소중한 한표를 부탁하는 분주한 일주일을 보냈다.
오늘 결전의 날! 결과가 궁금해서 견딜수 없어서 오후에 전화를 하니 떨어졌다고 했다.

놀라운 사실은 딱 한표를 받았는데 그것마져 자기가 쓴 표라고 했는데 마냥 해맑은 목소리라 다행이었지만 속이좀 쓰렸다.

거절감과 뽑아준다던 친구들에 대한 배신감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그가 어떻게 다루는지 지켜보는 오늘이다.
회복탄력성이 대단하다고 밖에 볼수없는 장면은 그냥 저렇게 계속 놀고있는 그의 모습이다.

“사실 아까 울뻔 했어” 라고 담담히 말하곤 다시 신나게 노는 저 속 안엔 뭐가 있길래..

이런 반장선거가 약간 잔인하다는 생각이 들고 요즘 초등 반장선거는 부모님의 지도가 많이 개입된다는 얘기도 씁쓸하니 맥주나 한잔 해야겠다. 그래두 니가 감당해야할 부정적감정에 대해 넘어져도 일어날 회복탄력성을 기대하고 응원해보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