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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좋은교사

일대일 결연 이야기 하나-

by letter79 2012. 6. 19.

‎"재밌는 거 할려고 기다리는게 너무 지겨워요. "

한 달에 한번씩 만나서 떡볶이도 먹고 서점에 들러서 문제집이랑 준비물 사주기로 약속한 학생이 있다. 좋은 교사에서 하는 운동인 일대일결연을 재정 지원 신청을 해서 보고서 써야 해서 만나야 하는 아이였다. 지적장애인 엄마 밑에서 자라 여섯살난 동생도 엄마처럼 돌봐야 하는 그런 아이다.

워낙 쉬크하게 대하는 편이라 이 아이가 좋아하는 일 재밌어하는 일이 나랑 만나는 일일 줄 몰랐다. 만난 시간 정하려고 얘기하 던 중 이아이가 한 말이 나에게 참 오랜만에 가슴이 훈훈해지게 했다.
... 나는 몰랐는데 기다리고 있었고 재밌는 일이라고 여기고 있었고 아이 방과후 스케쥴 때문에 미루는 건데 자기는 재밌는 일 하려고 기다리는게 너무 지겹다고 했다.

'아 이 아이에게 약속이 기다려지는 중요한 일이 었고 재밌는 일이었구나!' 하니까 요즘 돌같은 내 마음이 스르르 녹았다.
친구가 없는 아이. 정말 소외된 아이. 약간의 의무감으로 시작한 일이 나를 힐링하고 있다.

갑자기 생각난 어린왕자의 한 부분 "언제나 같은 시간에 오는 게 좋아. 만약 네가 오후 네시에 온다면 난 세시부터 행복해질 거야." 여우가 한말이 아이를 통해서 더 달콤하게 들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