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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노트/콩콩이 이야기

100일의 기적

by letter79 2013. 4. 16.

오아시스에서 만난 단비같은 정미희의 방문이 있었던 날 찍은 사진이다.  미희는 광성교회 고등부교사할 때 제자와 교회 선생님사이였는데 아기를 먼저 낳아서 엄마대열에서는 나에게 피같은 선배다. 정말  필요한 것들을  많이 받았다. 그녀가 저멀리 공항 근처에서 우리 집까지 아기띠를 메고 퍽퍽한 내 정서를 말랑말랑하게 해주기 위해 오셨다. 참으로 고맙고 명랑한 만남이었다.

오늘은 100일이다. 100일이라고 딱히 뭔가 새로운 걸 한 건 아니지만 역시 100일 정도 되니까 신체발달이 확연히 빨라지는 것이 눈에 보인다. 이제 물체를 손으로 잡으려고 한다. 아직 잘 안되지만 손이 눈에 보이는 뭔가를 향해 간다. '사과가 쿵' 그림책에 나오는 사과를 손으로 잡으려고 하는 모습이다.

100일 전야제인 어제 엄마는 저 실타래를 시골 재래시장에서 구해오셔서 저렇게 돈을 끼워 주셨다. 그래서 한번 찍어본 100일 전날 사진. 방긋 방긋 잘 웃는 지훈이가 예쁘다. 눈에 넣어도 안아프겠다. 요즘엔 우는 것도 크게 스트레스 받지 않는 나를 발견한다. 울음을 의사소통의 하나로 보고 잠투정을 안쓰러운 잠과의 사투를 벌이는 과정으로 보는 시각이 내게 생겼다.

나를 힘들게 하고 스트레스 받게 하기 위해 우는 것도 아니고 잠을 안자는 것도 아니다. 그냥  그는 아가일 뿐. 아가라서 얕은 잠을 자고 작은 자극에도 종이장하나 후불듯이 잠을 날려보내고 있는 것이다. 울음도 마찬가지.. 불편함을 말로 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아직 그게 안되니 울어보는 것이다. 울음을 좀 여유롭게 보고 가끔은 우는 그의 표정을 보고 웃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많이 여유로워졌다. 하지만 그 동안 여기저기 지치고 상한 몸과 정신이 이제 슬슬 증상을 나타내고 있다. 한의원에서 침도 맞고 약도 먹고 그러면서 회복되길  기다리는 중이다.

어제보다 오늘이 더 나아지고 매일 매일 조금씩이라도 성장하고 깊어지는 엄마가 되었으면 좋겠다. 하나님과의 관계에서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