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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노트/콩콩이 이야기

2014년 들어 처음 쓰는 일기.

by letter79 2014. 4. 30.

주기적으로 쓰지 않으면 아니 쓰만 못하다는 생각이 들려는 찰나에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자판앞에 앉았다. 쓰기가 주는 큰 가르침에 대해 알면서도 잘 되지 않았는데. 그래도 다시 쓰기로 결정해보고 미안한 이 공간에 찾아왔다.

 

지훈이는 돌이 지났다. 10개월에 걷던 그는 이제 뭐 타올라가고 뛰기는 일도 아니다. 마이너스의 손으로 통하는 그의 손에 닿는 것은 제 구실을 못하게 되기 일쑤다.

 

 

 

지훈이는 이제 15개월이다. 돌이 지나 올해만해도 벌써 세번째 고열감기에 걸렸었고 뭐 그렇다고 응급실을 한번도 찾은 적은 없다. 특히 마지막 돌발진도 같이 온 감기는 열이 참 무섭게 났었다. 해열제로도 안잡히는 무서운 열은 4일을 지나 온몸전체와 얼굴에 열꽃을 남기고 사라졌다. 자료화면 보시라

 

 

그러고나선 이젠 입맛이 짧아져서 매일 삼시 세끼 먹일때마다 전쟁터를 방불케하는 울음소리와 수저와 그릇던지기 상황이 발생한다. 지훈이가 문제일까 내가 문제일까. 밥이 문제일까 먹이는 자세가 문제일까 매일 고민했다. 워낙 잘 안먹을 때가 자주 발생해서 문제다.

 

먹고!

자고!

싸고!

놀고!

이 네가지만 잘 되면 되는 거구 젤 밑에 놀고! 같은 경우 욕심 좀 내자면 한도 끝도 없는 돌지난 아이 육아. 나는 먹고! 에서 딱 걸려서 끙끙댄다.

먹이기가 어려워서 여러차례 벌리지 않는 입과 가끔 넣어주면 뱉어대는 그에게 화도 낸적이 수차례다.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수저를 싱크대통에 화가 나거 던져버리기도 했다.

하루에 다섯숟가락도 채먹지 않는 특히 흰밥만 겨우 먹으며 나머지 국이며 반찬이며 하나도 넘기지 않는 때에는 머리끝까지 화가 났었다.

 

그러던 어느날............... 나는 알게되었다. 먹이는 수저에만 관심이 있는 나를 발견하게되었다. 아이 눈을 보고 있지 않는 나. 그냥 지금 안먹는것 그리고 안먹는 체질로 태어난 지훈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과정을 즐겨보는 것을 이 꽉 깨물고 결심해보았다.

어제 저녁 .. 역시 모든 음식을 패대기 치며 울고 불고 하는 그를 보며 웃어주었다. 졸졸 따라다니며 기분 좋게 해서 먹여야지 기분이 나쁘면 절대로 입을 벌리지 않기에 나는 을, 그는 갑인것을 인정해버렸다.

 

육아는 하나 고민 해결되면 또 다른 산이 기다리고 있다. 전에 잠투정으로 스스로 분노에 겨워 지훈이 엉덩이 팡팡 때려주던 때가 생각난다. 언제 그랬냐는 듯이 잠투정이 사라졌는데 나는 그걸 감사해본적이 있던가..

 

어느 시기에 다른 이들도(모두가 그런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힘든 산을 넘어가고 있으리라 생각하며 절대 억울해하지 않으리라 하면서. 남은 핸드폰에 지훈이 사진 올려놓고 휘리릭.

 

 강화도 시댁에 삼대 놀이.

 할머니와 손자

진희(멍멍이)와 지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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